▲동해선 벡스코역의 부산2호선 환승 통로 모습. 요금이 새로 찍히는 개찰구가 있다.
박장식
환승 통로가 있는데 돈을 다시 내야 하는 환승역이 있다. 교통카드를 사용하면 환승이 된다지만, 깜빡 교통카드를 잊고 나왔다면 꼼짝없이 현금을 다시 내야 하는 역이다. 이런 역이 한 지역 안에만 다섯 곳이나 된다. 이른바 '간접 환승'을 사용하는 동해선과 부산지하철, 부산지하철과 부산김해경전철 이야기다.
부산김해경전철은 개통한 지 9년이 지났고 부산 동해선은 개통 4년째를 맞이함에도 부산 지하철과 직접 환승이 불가능하다. 부산 동해선은 교대역, 벡스코역 등에 지하철 환승 통로가 설치되었으나 환승통로 입구와 출구 사이에 각 운영사의 개찰구가 따로 마련되어 있어 불편을 더한다.
부산권 광역철도의 경우 부산교통공사가 지하철을, 한국철도공사가 동해선을, BGL 주식회사가 부산김해경전철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서울교통공사, 네오트랜스, 한국철도공사 등 여러 운영사가 광역철도를 운영하는 것과 비슷하지만, 부산권은 수도권이 일회용 교통카드로 현금 승차권을 통일한 것과 차이를 보인다.
부산 지하철은 개통 이래로 현재까지 마그네틱 승차권을 사용하고 있고, 동해선과 부산김해경전철은 RF카드를 활용한 토큰을 사용해 요금을 계산한다. 서로 다른 승차권으로 인해 현금 승차를 하면 새로 요금을 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운영되는 다른 원인으로는 수익 배분 문제가 꼽힌다. 수도권 통합 요금제는 구간별 운송수익을 버스회사와 철도운영주체 등이 나눠 갖는 구조이지만, 부산지하철과 동해선의 경우 환승에 따른 손실부담금을 부산광역시가 지급한다. 부산김해경전철 역시 부산광역시와 김해시가 공동으로 환승부담금을 지급하고 있다.
문제는 간접환승이 철도운송사업자 및 관련 기관이 참여하는 연락운송기관협의회의 합의 사항과도 어긋난다는 점이다. 협의회가 2015년 9월 당시 이용객 불편, 현금 승차자의 형평성 문제 등을 들어 간접환승을 운용하지 않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합의에 따라 수도권에서는 미금역, 노량진역 등이 환승 통로를 설치하기도 했다.
부족한 환승 횟수, 호환 어려운 조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