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마켓, 하노이에 격리된 한국인에게 '김치·고추장·손소독제' 건넨다

등록 2020.02.29 22:24

수정 2020.02.29 23:00

▲K-Market 직원들이 하노이에 격리된 한국인에게 전달할 물품을 쇼핑백에 담고 있다.고상구

▲하노이에 격리된 한국인들에게 전달할, K-Market에서 준비한 물품 쇼핑백. 이 안에는 컵라면 3개, 김치(500g) 1개, 손소독제(대용량) 1개, 물 500ml 1개, 물티슈 1개, 고추장 1개, 스낵(간식용) 2개가 들어있다.고상구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8일 베트남 하노이공항으로 입국한 한국인 200명 가량이 공항과 병원 등지에 격리된 상태다.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110명 안팎은 하노이 외곽에 있는 군부대 의료시설 등에 격리됐고, 60~70명은 하노이공항 안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베트남 최대 한국 유통업체인 케이-마켓(K-Market)은 군부대 의료시설 등에 격리돼 불편을 겪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전해주려고 소독제, 간편식, 위생용품 등을 담은 물품을 준비하고 있다. 29일 오후 고상구 K-Market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몇 장의 사진과 아래와 같은 글을 올렸다. 고 회장은 베트남총연합 한인회장을 역임했고, 지난해 10월 여수에서 열린 제18차 세계한상대회 대회장을 맡기도 했다.

"지금 베트남은 폭풍전야의 고요 속에 불안하다. 뭔가 터질 것만 같은 심리적 불안 상태가 지금 교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한국에서 들어오는 비행기를 착륙 금지시키고 또는 회항하는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다. 어제 도착한 한국인들은 여러 곳으로 나뉘어 감염여부 확인 절차를 밟느라 고생하고 계신다.

하지만 베트남이 코로나 확산 방어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는 모습은 잘하고 있는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거주 교민들이 많이 불편하지만 최대한 협력해야 할 것이다. 격리돼 불편한 생활을 하고 계시는 한국민들을 위해 K-Market 직원들이 소독제, 간편식, 위생용품들을 전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29일 오후 9시께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고상구 회장과 페이스북 메신저와 전화로 몇 가지를 확인 취재했다. 하노이 외곽에 격리된 한국인들에게 하나씩 전달하려고 준비한 물품 쇼핑백에는 컵라면 3개, 김치(500g) 1개, 손소독제(대용량) 1개, 물 500ml 1개, 물티슈 1개, 고추장 1개, 스낵(간식용) 2개가 들어있다.

고상구 회장은 전달 물품을 준비한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갑자기 격리돼 불안과 불편을 겪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우리 (베트남) 교민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메세지와 용기를 내시라는 의미를 담았다. 그리고 베트남 식사가 힘들 수도 있으니 고추장과 김치만이라도 있으면 한국 사람들은 어느 정도 견딜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생적인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손세정제는 대용량으로 준비했다."

K-Market에서 준비한 이 물품은 내일(30일) 아침 한국대사관과 코트라, 한인회 관계자 등을 통해 격리된 한국인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고 회장은 "하노이공항에 체류중인 분들께도 전해드리고 싶지만, 접근할 수 없어 안타깝다"면서 "이후에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기거나 공항 밖에 격리되는 한국인들이 늘어나면 그 분들께도 이같은 물품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 회장은 "신문(언론)에 날 일을 한 건 아닌데..."라면서 "같은 동포로서 격리된 한국인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길 바랄 뿐"이라고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