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꽤 오래전부터 신규 분양 아파트 베란다 확장비의 과대한 폭리가 매우 심각하단 사실을 다음 아고라와 특정 언론사 시민기자로 꾸준히 알려 왔다.
2019년 말엔 <건설회사가 아파트 베란다 확장비를 받지 못 하게 해 주세요>란 제목으로 국민청원까지 하였다.
그로부터 4개월 뒤인 지난 2월 27일 국토교통부는 아파트 베란다 확장비를 15~30% 내리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단열창의 경우 지금은 베란다 확장에 따른 공사비를 그대로 인정했지만, 앞으로는 확장하기 전 필요한 단열 창 공사비를 뺀 금액만 추가로 받도록 했다. 발코니 확장 때 의무적으로 설치하던 붙박이장도 소비자 선택으로 바꿨다.
이번 결정은 아파트 베란다 확장비의 부당함을 끈질기게 외쳐온 이들의 주장을 국토교통부가 받아들인 결과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신규 아파트 계약자는 선택의 폭이 훨씬 더 넓어졌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 부담을 줄이게 됐다.
국토교통부가 새로 제시한 기준인 년 30만 세대의 아파트가 지어진다는 것으로 계산해 보았다.
아무리 적게 잡더라도 84㎡ 기준 1세대 200~410만 원 정도가 절약한다. 6천억 원(15%)에서 최대 1조 2천억 원(30%) 정도다. 이것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그동안 사익보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노력한 보람을 느낀다. 그러나 여기서 멈춰선 안 된다.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계약자가 베란다 확장을 선택하면 방수, 수도, 하수, 타일, 페인트, 거실 창, 안방 콘크리트 벽체와 창문, 작은방 벽체와 창문 등 까다로운 공사가 사라진다. 이로 인한 공정의 단순화는 높은 작업 능률과 수익을 가져올 것이다.
건설회사는 이때 남은 돈으로 베란다 확장비와 실내 인테리어, 외벽 창 등에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건설회사는 그동안 아파트 베란다 비확장 세대의 공사비를 모두 남기면서도 신규 분양 계약자에겐 베란다 확장비를 챙겼다.
불과 7~8년 전만 해도 신규 분양 아파트는 평수가 넓을수록 더 비쌌다. 또 잘 팔렸었다. 그런데 요즘은 어떤가?
어느 때부턴가 소형 평형의 신규 분양 아파트값이 더 높아졌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요즘 잘 팔리는 소형 아파트가 더 비싸진 것이다. 건설회사의 수익 구조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뜻이다. 엄밀히 따지고 들면 소형이 대형 평형의 아파트값보다 더 비싼 지금의 현상이 맞다.
같은 값으로 오목조목한 소형 평형의 아파트를 짓는 것이 더 힘들기 때문이다.
이것을 뒤집어 보면 지난 수십 년 동안 대한민국 건설회사는 짓기 쉽고 공사비가 덜 드는 대형 평형의 아파트를 만들어서 더 비싼 값에 팔아 치웠다고 볼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런데도 당시 많이 배웠다고 자처하는 건축과 교수, 박사들은 알면서도 모른 체한 것인지 말 한마디 없었다.
결국 그동안 건설회사는 대형 평형의 아파트 계약자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을 감쪽같이 속였던 것이다.
그 돈을 모두 계산해 보면 최소 수십조 원은 될 것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건설회사가 단합한 아파트 베란다 확장비의 요구도 이와 똑같다.
이번에 국토교통부에서 아파트 베란다 확장비를 15~30%까지 끌어내릴 수 있었던 것도 그동안 문제가 많이 있었다는 것을 그들 스스로 인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그동안 굳게 닫혔던 빗장이 이제 조금 열렸을 뿐이다. 앞으로도 더 낮춰야 한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건설회사가 아파트 베란다를 확장형으로 신축하게 되면, 비 확장으로 마감하는 것보다 오히려 돈이 덜 들 수도 있단 생각을 많은 사람과 공유해야 한다.
지금 당장 내가 신규 아파트를 사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우리의 형제 자녀들이 구입하게 될 것이다.
그 무렵엔 아파트 베란다 확장비란 말이 더는 나오지 않게 우리가 막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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