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병 출마선언 하는 정동영 민생당 의원
정동영 의원실 제공
지난 3일 정동영 민생당 의원이 21대 총선 전주병 출마를 선언했다. 스타 앵커 출신인 정 의원은 1996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15대 총선에서 전주 덕진에 출마해 전국 최다 득표로 당선되었다. 이후 여당 최고위원과 당 대표를 거쳐 대통령 후보까지 지냈다.
정 의원의 지역구인 전주병 출마는 이번이 다섯 번째다. 정 의원 출마에 대해 비판적 정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왜 출마했는지 이유가 궁금해 지난 4일 전북 전주에 있는 정 의원의 지역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다음은 정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
- 어제(3일) 전주병 출마 선언을 하셨어요. 늦은 감도 있는데.
"늦지도 빠르지도 않고 적절한 것 같아요. 마침 3월 3일이고 기호 3번이잖아요. 우연의 일치지만 3월 3일 기호 3번이 되어서 잘 된 일인 거 같아요."
- 반응이 어땠나요?
"언론의 평가는 좋았던 거 같아요. 특히 '위기 해결사'라는 슬로건을 주목하는 거 같아요. 지금 국가적인 재난 사태이고, 전주도 민생 위기죠. 인터뷰 전에 학원과 유치원 버스를 운영하는 (노동자들의) 모임 회장이 다녀갔는데, 학교 개학이 3주 연기 되니까 전세 버스를 운행하지 못해 생계가 막막하다더군요. 정부에서는 추경예산 푼다는데 상관이 없다는 거지요. 이분들도 도움을 좀 받게 해 달라는 얘기였어요."
- 시민들을 만나보셨을 텐데 반응은 어때요?
"시민들은 기본적으로 서로에 대한 관심이 없지요. 지금은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 불안, 공포, 걱정이 있습니다. 특히 생계에 위협을 받는 건 많은 자영업자들입니다. 치킨집이나 음식점들, 택시 등등. 이러한 연관 분야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거죠. 위기의 현장이 너무 많아요. 결국 정치나 선거도 민생 때문에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민생의 위기입니다. 그래서 정동영의 선거 캠페인의 뼈대도 '민생 위기 민생 해결사'란 개념으로 잡고 있지요."
- 시민들이 선거에 관심 없다면 문제 아닌가요?
"그렇죠. 평상시와 같은 선거운동을 하기 어렵죠. 사람들을 자유롭게 만나기도 어렵고 악수를 청하기도 힘들잖아요. 마스크를 껴야 하니 누군지도 식별이 안 되고요. 어쨌든 이 사태가 빨리 진정이 되지 않으면 선거를 좀 연기해야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대응은 어떻게 보세요?
"나름대로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요.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첫 번째는 뒤따라갈 것이 아니라 선제적으로 (방역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죠. 두 번째는 회의체를 통해서만 결정하지 말고 현장에 뿌리를 박고 현장을 통해서 대책을 강구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일주일 전에 마스크 공장을 갔더니 필터 재고가 없는 거예요. 전화해 보니까 공장이 다 서 있어요. 또 갔더니 완전히 텅 빈 공장이에요. 필터 수급이 안 되는 거지요. 정말 마스크 공급이 문제라고 생각하면, 필터 공급 문제를 체크해야 할 거 아니에요? 정부가 역할을 해서 필터 공급이 원활하도록 만들고, 필터 공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는 기발한 현장 대책을 수립해야죠. 마스크 때문에 시민들이 줄을 서잖아요. 그건 원시적인 풍경이에요. 예를 들면 전국에 통반장 조직을 통해 마스크를 배부하는 것도 한 방식이라고 봐요."
"전주의 한옥마을? 나 아니면 없었다"
- 지난 4년 의정활동에 대해 스스로 평가하자면?
"4년 동안 하루도 놀지 않고 지역 발전을 위해서, 또 한국 정치 발전을 위해서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중앙정치와 관련해서는 선거제도를 바꾸는 데 있어 선봉장 역할을 했습니다. 또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관광 전주' 비전과 탄소, 드론, 금융 비전을 실현하는 데 노력해왔습니다. 그리고 일상생활에 있어서 지역 민원 해소를 위해서 달려왔어요. 그래서 많은 사람이 '해결사'라는 별명을 붙여주었어요. 아주 영광스러운 별명이라고 생각합니다."
- 아쉬운 점도 있을 것 같아요.
"4년 전에 국민들이 제가 속한 정당(당시 국민의당)을 호남에서 경쟁할 수 있는 개혁 세력으로 만들어주었어요. 그러나 그걸 안철수씨가 깨뜨리고 또 박지원씨가 깨뜨려서 세 조각이 나버린 게 안타깝고 아쉬운 점이에요."
- 지난 총선에서 (구) 국민의당이 돌풍을 일으켰잖아요. 민생당이 다시 그런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요.
"돌풍은 어렵지요. 왜냐하면 4년 전에는 반문재인 정서가 호남에 팽배했어요. 근데 지금은 호남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높아요. 그렇기 때문에 호남에서 민생당이 돌풍을 일으키기는 쉽지 않다고 봅니다. 그러나 견제와 균형 세력은 만들어 주실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민주당이) 싹쓸이하게 되면 견제와 균형이 무너지는데, 그것은 전라북도의 이익을 위해서도 나쁜 일이고 또 한국 정치 발전을 위해서도 좋지 못한 일이기 때문이죠. 전라북도의 정치의식은 최고 수준입니다. 그래서 견제와 균형 세력은 만들어 주실 것이라 기대합니다."
- 민주당 김성주 후보와 리턴매치를 하는데 어떠세요?
"다시 이겨야죠. 지금은 전북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80%, 민주당 지지율이 70% 정도예요. 그런데 지금 민주당 후보 가운데 당의 지지율보다 더 나오는 사람은 없어요. 민생당은 지지율이 없지요. 이건 정동영 개인에 대한 지지율이죠. 그래서 현재는 정동영 대 민주당 게임이에요. 다행히 투표지가 2장이잖아요. 하나는 정당을 찍어요. 민주당이 70% 되니까 마음 놓고 정당 찍고 그다음에 후보는 누가 전주 발전을 위해서, 전북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가 보고 찍는 거지요. 그것이 정동영이 될 수 있는 근거지요. 그리고 초보자냐 경험을 가진 중진이냐의 차이도 있습니다."
- 전북의 낙후에 대해 김성주 후보는 기성 정치인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하는데.
"본인도 정치했잖아요. 자기는 짧게 했으니 책임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좀 모순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전라북도 예산이 한강 이남에서 1등이에요. 전북 낙후를 극복하기 위해서 정치인으로 할 수 있는 게 두 가지예요. 하나는 예산을 많이 가져오는 거예요. 예산을 많이 가져오는 건 성공했잖아요. 두 번째는 먹고 사는 방향, 비전이에요. 정동영이 20년 동안 줄기차게 주장한 비전은 '동양의 밀라노'로 가서 문화 관광과 신산업으로 먹고살자는 겁니다. 아직 돈(수익)이 쏟아지지는 않지만, 결국 이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거지요.
동양의 밀라노로 가자는 게 제 초선의원 때 슬로건이었어요. 그래서 지금 대한민국 5대 관광거점 도시에 전주가 포함 됐잖아요. 1000억씩 지원받아서 관광 인프라를 만들어요. 이 다섯 도시 중에 부산 강릉 목포는 바다를 낀 해양관광을 주력으로 하고, 자연경관 때문에 선정된 거지요. 또, 안동은 성리학의 고장입니다. 대한민국의 역사 문화 전통을 대표하는 동네는 단연 전주라는 거예요. 한복, 한식, 판소리, 한지 등 한류 문화 전통의 뿌리가 전주입니다. 이것이 동양의 밀라노죠.
정동영이 만일 전주의 정치인이 아니었으면 동양의 밀라노라는 비전은 없었을 거예요. 왜냐하면 한옥마을이 없어졌을 것이기 때문이죠. 제가 당선됐을 때 전주시는 한옥마을을 폐지했어요. 만약 한옥마을을 재개발하고 길을 냈으면 전주가 관광도시가 될 수 있나요? 불가능해요. 그런데 그것을 180도 뒤집어서 재지정하게 한 사람이 정동영입니다. 청년들이 먹고살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게 전주를 문화관광의 메카로 만드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어제(3일) 기자회견에서 '전주를 다시 위대하게, 6대 도시의 영광을 찾자'고 주장했습니다."
- 김성주 후보는 전주 시민들이 지난 4년을 '전북의 잃어버린 4년'이라고 말한다고 주장하는데.
"예산이 1등이에요. 정치인은 예산이 제일 중요합니다. 제가 의원을 하기 전엔 (예산이) 6조 2500억 원이었고, 제가 의원 되고 나선 6조 2500억, 7조 6000억 원 정도입니다. 그 전에 김성주 후보가 의원일 때는 4년 동안 약 6조 원이었습니다. 19대 4년과 20대 4년 비교해 보세요, 이게 답이에요."
"위성정당? 국민들이 응징... 박근혜 옥중서신은 총선개입 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