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미 농장 이선재씨.
이재환
코로나19로 초중고의 개학이 3월 23일로 연기됐다. 덩달아 학교 급식도 중단되면서 학교 급식에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하던 농민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학교급식으로 공급하기 위해 심은 대파, 아욱, 시금치, 상추, 당근 등 친환경 농산물들이 판로를 잃었기 때문이다. 학교 급식만 바라보고 농작물들을 가꾼 농민들의 마음이 타들어가고 있다.
"개학 늦어지니 주문 자체가 없다"
충남 홍성에서 친환경 농사를 짓고 있는 맹다혜씨는 "코로나19로 학교 개학에 맞춰 심은 친환경농산물들이 갈아엎어질 상황"이라며 "아욱은 너무 자라서 물도 못주는 상황이고, 대파는 조금 더 있으면 꽃대가 올라와 팔 수 없게 된다. 그렇게 되면 결국 갈아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농민들이 장터를 열고 농산물을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며 "전에도 비슷한 상황에서 관공서에서 단체구매를 한 사례가 있다. 그런 방식으로라도 판매를 촉진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충남의 경우, 학교급식의 65% 정도가 친환경 농산물을 사용하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친환경 농가들의 피해도 클 수밖에 없다.
지난 5일 유기농 특구인 충남 홍성군 홍동면의 한 농가를 찾았다. 이선재(푸르미농장)씨는 홍동에서 대파 농사를 짓고 있다. 그의 밭 비닐하우스에는 판로를 잃은 대파가 그대로 남아 있다. 원래는 2월 말부터 학교 급식으로 나가야 하지만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면서 판매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