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위의 국정원 국정감사가 21일 국가정보원에서 열렸다. 국정감사장에 걸려있는 역대 기관장의 사진중 8대 김재규 중정부장부터 칼라사진이다. 오른쪽끝은 10대 전두환 전대통령의 중정부장 시절.
이종호
김재규의 군대생활(초기)이 평탄하지 않았듯이, 그의 가정생활도 평온하지 않았다. 부모가 맺어준 첫째 부인과는 입대하고 얼마 뒤 전쟁이 터지면서 부대이동이 잦고, 따라서 부부생활을 할 겨를이 없었다.
처음부터 애정이 없었던 이 여인과는 10여 년 동안 이혼 정리가 안 된 상태에 있었다. 그러다보니 혼인신고도 하지 않았고, 물론 딸린 자식도 없었다.
1952년 소령으로 진급한 김재규는 전남 여수의 제2보충연대장으로(여수지구 계엄사령관 겸임) 부임했다. 아직 전시 중이어서 지역의 계엄사령관은 막강한 위치였다.
어느날 육사 동기생이 순천의 유지 김완근(金完根)의 셋째딸 김영희(金英熙)를 소개하였다. 숙명여자대학교 4학년 재학 중 순천여고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미녀였다. 당시 대학 4학년이면 졸업 전에 중고등학교 교사를 하는 것은 관행이었다.
김영희의 집에서는 사윗감이 군인이라는 데 별 호감을 보이지 않았다. 1948년 10월에 여수ㆍ순천에서 일어났던 국군 제14연대사건의 여파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신부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연인이 되고 1952년 봄 화촉을 밝혔다. 부인은 이듬해 딸 '수영'이를 낳았고 이후 아이가 없었다.
"김영희 여사는 '수영'을 임신했을 때 입덧이 하도 심해 10개월간 음식을 제대로 못 먹을 정도로 고생하여, 둘째 아이를 임신했을 때 낙태를 했는데, 수술이 잘못되어 자궁내막염을 앓아 그 후 임신을 영구히 할 수 없었다." (주석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