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성평등 강사양성과정 첫 번째 강사로 나선 이는 대전서부청소년성문화센터 선미경 센터장. 주제는 '성평등 교육의 이해'다.
임유진
14일, 대전광역시NGO지원센터에서 진행한 첫 강의 주제는 '성평등 교육의 이해'였다.
"성평등 하면 무슨 말이 떠오르나요?"
강사로 나선 대전서부청소년성문화센터 선미경 센터장이 묻는다.
망설임 없는 대답이 곧장 들린다.
"성평등은 페미니즘이에요.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오해하는 분들이 종종 성평등과 함께 '이퀄리즘'이란 의미를 얘기하시지만, 페미니즘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한다면 반드시 '성평등은 페미니즘'이란 말을 해야 해요."
한 참가자에게서 나온 이 대답에 다시 선미경 강사가 말을 이었다.
"우리가 왜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하는지, 이번에 함께 배우는 시간이 될 거예요."
'성평등은 페미니즘이다.' 이 짧은 문장 안에는 여러 사회적 현상이 함축되어 있다. "남자는 가위바위보를 할 때 주먹을 내야 한다"는 말이 별거 아닌 농담으로 오가는 문화. 첫 인사가 '안녕하세요'와 더불어 여성에게 유독 '예뻐졌다'는 말이 뒤따라오는 것이 '칭찬'인 문화. 즉, 첫 인사가 '외모 평가'인 문화에 사는 우리들. 우리가 지금의 사회 문화에 아무 말 없이 동조할 때, 어떤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까.
최근 '텔레그램 대화방 성착취 사건'이 과연 소수의 '악마' 같은 사람들 때문이었을까.
"N번방에 대한 기사가 나왔을 때 심지어 그 동영상을 어디서 구할 수 있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었죠. 우린 여성의 성이 상품화되어 있는 구조 속에 살고 있어요. 우리가 '이상'하고 '예민'한 사람이 되어야 현실이 바로잡힐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선미경 강사가 물었다. '성평등 강사는 OO이다' 이 안에 무얼 넣고 싶냐고.
"저에게 성평등 강사는 '나'예요. 나의 생각 변화를 교육 안에서 공유하고, 그것이 사회변화를 일으킨다고 생각해요. 저 또한 여러분처럼 대전여민회에서 이 수업을 듣고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거예요. 여러분이 앞으로 제 동료 교육활동가가 되어주셔서 많은 고민을 나누고 더 나은 합의점을 찾아 나가는 과정을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한편, 대전여민회는 1987년 창립하여 평등과 평화, 소통과 연대의 가치를 공유하며, 성평등 확산 운동을 비롯해 노동복지운동, 빈곤여성운동, 다양한 가족형태 모색 등 지역여성운동을 펼치는 단체다.
아래는 '2020 성평등 강사양성과정' 내용이 담겨 있는 포스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