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레이블한국 유일의 마술바인 골드레이블에선 손님들 눈앞에서 마술사 바텐더들이 다양한 마술을 선보인다.
골드레이블
골드레이블에선 매일 마술사의 마술공연이 펼쳐진다. 마술사들이 직접 칵테일을 제조하는 등 바텐더 역할도 함께 수행한다. 현란한 마술에 손님들은 탄성을 자아낸다. 가까이서 마술을 경험할 기회가 없었던 많은 사람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신기한 건 손님들이 최소 2번 이상씩은 다시 왔다는 거였어요. 정말 모두 다 그랬죠. 그것도 한 번 와보신 분들이 지인을 데리고 와서 자랑하듯 소개하는 건 정말 짜릿했어요. 그럴 때마다 오신 손님들에게 마술을 본 적 있냐고 물어보면 십중팔구는 '아니오'였죠. 한 번이라도 보면 생각이 달라질 거란 생각을 했어요. 색다른 경험과 낭만을 팔기로 했죠."
조금이라도 접근성을 높이고자 서울 신사역 인근에 터를 잡았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엔 경영이 쉽지 않다. 찾아오는 손님들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꼬박꼬박 나가는 임대료에 허리가 휘지만 마지막 남은 마술바를 지키겠다는 사명감으로 오늘도 버틴다. 어쩌면 또 한 명의 마술사가 이곳에서 마술의 삶을 시작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골드레이블을 찾는 사람들은 시간대에 따라 임 마술사 외에도 수리(김태영·
40), 털보(김경민·29) 등 색깔 있는 마술사들의 공연을 만나볼 수 있다. 기자가 친구와 함께 찾은 지난주 골드레이블을 홀로 지키던 털보 마술사는 "올해 복학해서 물리학 석사과정을 끝마칠 건데 언젠가는 마술과 과학을 접목시킨 공연을 대중들에게 선보이고 싶다"는 꿈을 털어놓았다.
지금껏 생겼다가 사라진 많은 마술바들이 경험한 문제들을 골드레이블 역시도 마주하고 있다. 마술의 저변이 정체된 현실, 홍보의 어려움, 이에 더해 코로나19 위기상황까지. 그럼에도 공간을 유지해야할 의미가 있는 것인가 하는 질문과 마주하여, 한국 유일의 마술바를 지켜야 한다는 개인적 사명감이 오늘도 골드레이블을 지켜내고 있다.
때로는 아주 작은 관심이 귀한 무엇을 지켜내곤 한다. 기자는 바로 그 관심을 기대하며 이 글을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