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군에서 방사한 황새가 이동한 GPS 경로이다.
김수경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종인 동시에 천연기념물 199호인 황새는 생태복원의 중요한 척도 중 하나로도 인식되고 있다. 황새는 주로 깨끗한 습지, 그리고 잉어와 미꾸라지와 같은 민물고기와 양서류 등 먹이가 풍부한 곳에 서식한다.
충남 홍성군 갈산면 오두리 인근의 A지구 방조제와 와룡천 일대는 황새가 활동하는 주요 서식지 중 하나로 확인되고 있다.
그럼에도 충남 홍성군 갈산면 오두리에 추진되고 있는 폐기물 처리장 건설과 관련해 주민과 폐기물 업체 간에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폐기물 업체는 지난 4월 27일 환경부에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에서 '오두리 일원에서 황새가 발견되지 않았고, 문헌에만 나온다'는 취지로 기술했다.
오두리 주변 황새 이동경로, GPS는 안다
하지만 황새의 실제 이동경로는 K업체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와는 전혀 다른 사실을 알려 준다.
예산황새공원은 가락지에 부착된 GPS를 통해 방사된 황새의 이동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예산황새 공원에서 방사된 황새들은 다리에 가락지를 부착한다. 가락지를 통해 위치 추적은 물론이고, 날짜별 이동 경로까지 파악이 가능하다.
예산 황새공원 측은 '전문가 의견서'를 통해 "예산군 방사 황새(GPS발신기, WT_300)가 오두리 지역을 이용한 시기는 2019년 3월 23일, 2018년 11월 8일"이라며 "(환경영향평가) 조사기간에 포함되지 않은 시기라 목격되지 않은 것으로 사료된다. 갈산면 오두리 지역은 황새의 주요 서식지에 속해 있다"고 밝혔다.
김수경 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은 전문가 의견서와 관련해 "황새들이 서식하고 있는 지역은 A지구 간척지와 와룡천 유역"이라며 "이 지역과 연결되어 있는 오두리까지 황새의 활동 권역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넓은 농경지와 얕은 하천지역이 황새가 서식하기에 적합한 환경"이라며 "황새를 위협할 수 있는 시설이나 오염 시설이 없기 때문에 먹이 다양성도 그만큼 풍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금강유역환경청도 최근 K업체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금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황새 서식에 대한 현황조사가 좀더 필요한지를 검토 중에 있다"며 "황새뿐아니라 겨울 철새들에 대한 현황 조사도 부족한 점이 없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갈산 주민들, 환경영향평가서 부동의 촉구"
한편, 갈산 주민들은 오두리 인근에 있는 와룡천과 간월호 생태계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금강유역환경청이 환경영향평가서를 부동의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5월 29일 박하준 금강유역환경청장이 오두리 현장을 방문했을 때 주민 600여명이 모여 '인간띠 잇기'를 한 것도 그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