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의 성희롱 발언 논란이 불거진 부산 동구 사립 ㄱ여중.
김보성
부산 동구의 사립 여중학교 교감이 여성 직원에게 반복적으로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학교 측은 신고가 접수된 후 해당 교감을 직무에서 배제했으며, 부산시교육청은 심의위원회를 열어 '성희롱이 맞다'고 결론 내린 뒤 징계 권고 등 후속 조치에 들어갔다. 피해자의 고소에 따라 경찰은 관련 사건을 조사 중이다.
<오마이뉴스>는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부산지부로부터 부산 동구의 ㄱ여중에서 벌어진 ㄴ 교감의 성희롱 사건을 제보받았다. ㄴ 교감이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는 ㄷ씨에게 '이거 콘돔같이 생겼죠?' '60~70대도 발기가 가능하다' 등 여러 차례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다.
국가인권위·부산교육청 등 피해자 신고서 살펴보니
ㄷ씨가 부산시교육청과 국가인권위원회, 부산고용노동청 등에 제기한 진정 내용을 살펴보면, 해당 교감은 교육자로서 성 인지 감수성에 상당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아래는 피해자 ㄷ씨의 동의를 거쳐 공개하는 신고서 내용이다. ㄷ씨가 성희롱 피해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ㄴ 교감의 발언 중 일부를 정리했다.
"교감이 원탁에 놓여 있는 비닐로 된 작은 물건을 가리키며 '꼭 뭐 같이 생겼네'라고 말함. 이후 저와 눈이 마주치자 일어서더니 그 물건을 들고 다가와 '이거 꼭 콘돔같이 생기지 않았어요?'라며 들이밈"
"동료와 이야기 중인데 '내 오피스 와이프라 그러면 안 된다' '내 오피스 와이프인데 둘이 어디 좋은 곳에 가느냐' 등 발언"
"'와이프한테 집적거렸는데 생리 중이라고 하더라' 'ㄷ선생님이 있는데 이런 이야기 해도 될지 모르겠네'라며 웃음. '학교 제자를 만나니 나보고 60~70대에도 발기가 가능하냐 묻더라 그래서 당연히 된다고 했다' 말함"
총 6장짜리 신고서에는 ㄷ씨가 겪은 정신적 고통도 담겼다. 그는 "자신의 귀가 잘못된 것이 아닐까 자책하면서 상황을 넘겨야 했다"며 "저와 달리 ㄴ 교감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생활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성적 발언을 들을 때 너무 불쾌한데도 티 내지 못하는 상황이 싫었다. 언제 또 (성희롱) 발언을 내뱉을지 모르기에 항상 출근하는 발걸음이 무거웠다"고 고백했다.
신고가 접수되자 학교 측은 지난달 19일부터 ㄴ 교감을 직무에서 배제했다. 이후 ㄴ 교감은 연가 등을 사용하며 현재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2차 피해 논란'까지 불거졌다. 학교 측이 신고 내용을 가해자에게 전달한 것이다. ㄴ 교감은 ㄷ씨에게 '미안하다' '통화하고 싶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한편에선 ㄷ씨에게 책임을 묻는 말도 돌았다. 이런 과정을 겪은 ㄷ씨는 "전부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일부의 모습에 엄청난 좌절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부산교육청 관련 심의위, '성희롱' 만장일치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