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턴루디스카, 무드살롱 등 홍대와 청계천 등에서 10년 가까이 보컬과 연주을 해온 상흠이 자신의 첫 정규앨범 '마주한 거울'을 지난 11일에 발매했다.
상흠
"거문고와 가야금을 닮은 우리 소리를 찾으려 노력했어요." 국악 싱어송라이터 상흠(본명 박상흠)이 지난 7월 11일에 발매한 첫 정규 앨범 '마주한 거울'의 준비과정을 이렇게 밝혔다. 언뜻 보기엔 국악을 전공한 신인 소리꾼이 등장한 거냐고 묻겠지만 사실 그는 활동 기간만 10년이 넘는 베테랑 뮤지션이다. 이번 앨범엔 자신이 직접 작곡과 편곡을 마친 10곡을 담았다. 특히 피아니스트 박성도, 일본인 퍼커셔니스트 타무라료, 경기민요 소리꾼 여성룡, 인디신 드러머 양현모, 싱어송라이터 도빛나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모인 세션단만 봐도 앨범의 깊이를 짐작케 한다.
상흠은 가장 대중적인 현악기인 기타를 연주하면서 "어떻게 하면 우리 전통음악의 소리를 구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왔다. 그렇게 해서 기타의 줄을 '뜯고 누르는' 방식을 발견했다. 이것을 두고 그는 '상흠표 컨템포러리 국악'이라 부른다. 지난해 발매한 디지털 싱글 '연장선'이 음악적 한계를 늘리기 위해 하나의 점을 찍은 것이라면, 이번 앨범은 더 뚜렷한 국악 요소와 다양한 장르를 결합하여 독창성과 대중성을 좇았다고 소개했다. 여기에 다루지 못하는 악기가 없을 정도로 폭넓은 스케일을 자랑하는데, 어쿠스틱 기타뿐 아니라 일렉스틱 기타, 콘트라베이스, 일렉트릭 베이스까지 모든 곡에 연주자로도 참여했다.
오랫동안 활동해왔지만 단 한 번도 '뜨는 뮤지션'이었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음악계의 냉혹한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이번 앨범은 현대사회의 외로움과 불안, 현실과 꿈이 마주한 삶에서 자신을 위로한 곡들로 채웠다. 홍대와 청계천에서 거리아티스트 활동을 통해 음악적 기반을 탄탄하게 다져온 그가 디스코부터 월드뮤직, 재즈, 알앤비, 유로사운드, 대 풍류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광폭 행보를 넘어 이제는 어떤 길을 꿈꾸고 있을지 궁금하다. 길거리의 소음조차 누군가에겐 음악이 될 수 있다며, 현대적이고 독창적인 표현방식에 초점을 둔 국악을 하고 싶다는 그에게 새로운 음악에 관한 보다 깊은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 지난해 처음 발매한 디지털 싱글 '연장선'에서 보편화한 현대 악기인 기타의 줄을 '뜯고 누르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새로운 주법을 개발했다고 했다. 이것은 거문고와 가야금의 연주 방식에서 차용한 것인가?
"기타는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현악기이죠. 수많은 뮤지션들이 즐겨 연주하고 있어요. 저도 국악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자연스럽게 국악과 닮은 기타 소리를 찾으려 노력했어요. 자연스럽게 국악에서 나타나는 기법을 기타에 옮기려는 시도를 하게 된거죠.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서 제 앨범의 모티브가 되는 주법과 소리를 찾았는데, 여기서 머무르지 않고 국악기에 대한 다양한 소리를 탐구하는 중입니다. 앞으로 제 음악 인생에서 멈추진 않을 것 같아요."
- 작년에 공개한 디지털 싱글 '연장선'과 이번에 내놓은 첫 정규 앨범 '마주한 거울'엔 어떤 차이점이 있는가?
"지난 앨범은 말 그대로 저의 음악적 한계를 늘리기 위하여 하나의 점을 잇는 작업이었습니다. 수많은 연장선부터 지금의 한국적인 컨템포러리 사운드를 만들었으며 그 시작을 위한 앨범이 되리라 생각했던 곡을 실었습니다. 그것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선과 점을 보여주는 일종의 첫 스타트입니다. 그 앨범 덕분에 제가 하고 싶은 정규앨범을 발매할 기회를 얻었고, 지금까지 제가 상상해왔던 다양한 음악을 실험할 수 있었습니다. 디스코, 월드뮤직, 재즈, 알앤비, 유로사운드, 전통적인 대 풍류까지 그동안 하고 싶었던 모든 것들을 1집 앨범에 쏟아 냈고, 앞으로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져 2집 앨범을 구상 중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