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2019년 12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장석을 에워싼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회의진행 방해 속에 발언대로 나와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법안(대안) 등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남소연
법무부 예상대로 검찰의 직접 수사 건수가 연 5만 건에서 8000건 이하로 줄어들 수 있을까?
7일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의 대통령령 제정안을 두고 논란이 크다. 경찰은 "검찰 개혁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법무부는 이날 개정 형사소송법의 대통령령인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 개정 검찰청법의 대통령령인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범위에 관한 규정'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개정 형사소송법·검찰청법을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는 규정도 입법예고했다.
지난 1월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됐다. 이들 개정안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과 함께 '검찰개혁 법안'으로 불렸다. 개정 형사소송법은 검찰과 경찰의 관계를 수평적 관계로 바꾸는 내용 등을 담았고, 개정 검찰청법은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축소했다.
국회 통과 당시에도 여야, 검찰-경찰 사이의 갈등이 컸던 만큼, 대통령령에는 어떤 내용이 담길지를 두고 관심이 집중됐다.
어떤 내용이 담겼나
개정 검찰청법은 검사의 직접 수사 범위로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 등으로 제한했다.
이번 검찰청법 대통령령 제정안에서 경제범죄에 마약수출입 범죄가, 대형참사에는 사이버범죄가 포함됐다. 다만 주요공직자의 범죄의 경우, 3000만 원 이상의 뇌물범죄 등 일정 금액 이상만 검찰이 수사하도록 했다.
이를 두고 법무부는 "검찰 직접수사 총량을 반드시 필요한 경우로 대폭 축소했다"면서 "2019년 사건 기준으로, 대통령령이 시행될 경우 전체 형사사건 178만 건 가운데 검사 직접수사 사건은 총 5만여 건에서 8천여 건 이하로 감소가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의 생각은 다르다. 경찰은 오늘 발표한 입장문에서 "법률의 위임한계를 벗어나 6개 범죄유형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 '마약범죄'와 '사이버범죄'를 끼워넣기식으로 추가하여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의 범위를 확대했다는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경찰은 특히 사이버범죄를 두고 "사이버범죄 대응에 독보적 역량을 갖춘 경찰이 전담 수사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형사소송법 대통령령 제정안 18조에 따르면, 검찰은 직접 수사사건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구속영장이나 압수·수색·검증영장이 발부된 경우에는 사건을 다른 수사기관으로 이송하지 않아도 된다.
경찰은 "검사의 수사개시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 사건도, 얼마든지 주관적 의심만으로 범죄사실을 부풀려서 수사개시 범위에 해당 하는 사건인 것처럼 영장을 청구하여 발부가 가능하다"면서 "이는 검사의 수사개시 범위를 무제한 확대하므로 반드시 제외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경찰이 가장 못마땅해하는 지점은 형사소송법 대통령령의 해석과 개정 권한을 법무부 장관에 준 것이다. 경찰은 "유권해석과 대통령령의 개정을 법무부 독자적으로 가능하게 함으로써 '상호 협력'과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기 어렵게 했다"라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는 경찰청 입장을 반박했다. 법무부는 "형사소송법의 소관부서이자 법령해석기관인 법무부의 소관임이 명백하나 검경 협력관계 전환의 취지를 고려하고 경찰 주장을 일부 수용하여 '해석 및 개정은 법무부장관이 행안부장관과 협의하여 결정'하는 것으로 정리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검 입장은?
한편, 대검찰청도 입장을 냈지만, 여기에 구체적인 내용이 담기지는 않았다. 대검은 이날 대변인실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이번 입법예고 안이 형사사법 집행기관의 책임을 강화하고, 견제할 수 있는 방안이 충분히 반영되어 있는지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국민의 안전과 인권 보호, 국가적 범죄대응 역량에 빈틈이 없도록 향후 절차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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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직접 수사 5만 건→8000건 감소?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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