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감사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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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또다시 '최근 집중호우 피해 때 4대강 사업이 빛을 발했다'며 감사원의 2018년 감사 결과 수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최재형 감사원장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통합당은 이번 수해 직후 피해가 4대강 사업 대상이 아닌 섬진강 유역에 집중됐다며 "4대강 사업을 확대했다면 지금의 물난리를 더 잘 방어할 수 있었을 것"(정진석 의원), "상주는 상주보로 인해 긴 장마와 폭우에도 뽀송뽀송했다"(임이자 의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4대강 사업 자체에 여러 가지 말도 많았지만, 이번 홍수를 겪으면서 섬진강이 4대강 사업에 빠졌던 것이 잘못된 판단 아니었나 생각할 수밖에 없다"라며 거들었다.
25일에는 법사위에서도 '4대강 공방'이 벌어졌다. 이날 윤한홍 통합당 의원(경남 창원마산회원)은 또다시 "남부지방에 영산강, 낙동강, 섬진강이 있는데 4대강 사업을 안 한 섬진강에 물난리가 집중됐다"며 '4대강 효과'를 주장했다. 이어 최재형 원장에게 "(2018년) 4대강 감사결과 발표 때 홍수피해예방편익을 0원이라고 했는데, 이번 물난리 나고 보니 부끄럽지 않냐"라며 "(4대강 사업의) 홍수예방효과가 '0'이라는 건 수정해야 한다"라고 질의했다.
이에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너무나 정치적인 주장이고, 주민들 입장에선 속 터지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지역구(전라남도 순천·광양·곡성·구례갑)가 수해를 입은 그는 "현장을 갔던 사람으로 말씀드리자면, 감사를 할 필요가 있지만 4대강 사업을 했냐 안 했냐는 내용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당시 집중호우가 예상됐음에도 댐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수위·방류 조절에 실패했다"라며 "감사원이 수공의 관리부실을 감사하는 게 맞다"라고 했다.
최재형 감사원장도 "당시 기준으로 저희들이 감사한 걸 새로운 상황을 적용해 분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썩 가능성 있는 말씀은 아닌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는 "치수 감사 용역을 맡은 연세대는 4대강 사업이 홍수예방에 여러 가지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했지만, 비용편익을 분석한 서울대는 4개년 동안 4대강 사업 지역과 아닌 곳을 비교해보니 그 기간 의미 있는 홍수가 없는 등 비교할 수 없어서 현재 편익이 '0'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수해상황만으로 감사 결론을 변경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환경부에서 종합적으로 원인을 분석 중이니, 그 결과가 나온 후에 감사 실시 필요가 있는지 검토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최 원장은 소병철 의원의 수공 감사 요구에도 "감사원은 주무부서에서 어떤 사고나 피해를 조사할 경우 중복감사하는 것은 자제하고 있다"며 환경부 자체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