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공원의 코끼리
정만진
강소천이 쓴 동시 중에는 부를 때마다 슬픈 느낌에 목이 메이는 작품도 있다. 나운영이 곡을 붙여 동요가 된 이 시는 1953년 국정 음악 교과서를 통하여 발표되었다.
금강산 찾아가자 일만이천 봉
볼수록 아름답고 신기하구나
철 따라 고운 옷 갈아입는 산
이름도 아름다워 금강이라네
금강이라네.
금강산 보고 싶다 다시 또 한번
맑은 물 굽이쳐 폭포 이루고
갖가지 옛이야기 가득 지닌 산
이름도 찬란하여 금강이라네
금강이라네
이 노래를 부르면, 가까이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바라는 마음이 애절해지고, 멀리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나라가 그 질곡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면 하는 염원이 뜨거워진다. 금강산 구경을 하고 싶은 개인적 욕구와, 평화통일의 그 날을 맞이하고 싶은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희원이 동시에 샘솟는 것이다.
아마 그날이 오면 온 나라 산천 방방곡곡에서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일 것이다.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 /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하고 노래한 심훈처럼, 우리는 모두 죽어도 좋을 것만 같은 기쁨을 맛보며 국기를 마구 뒤흔들게 될 것이다.
'아! 어서 빨리 그날을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노라니 문득 금강산 일만이천 봉우리마다 태극기가 세차게 휘날리는 풍경이 꿈결처럼 떠오른다. 사람들이 목청껏 함성을 지르는 광경이 눈에 선하다. 강소천의 〈태극기〉를 마음으로 불러본다. 왠지 눈물이 날 것만 같다.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하늘 높이 아름답게 펄럭입니다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입니다
마을마다 집집마다 펄럭입니다
강소천이 1957년에 쓴 <어린이 헌장> |
1.어린이는 인간으로 존중하여야 하며 사회의 한 사람으로서 올바르게 키워져야 한다.
2.어린이는 튼튼하게 낳아 가정과 사회에서 참된 애정으로 교육하여야 한다.
3.어린이에게는 마음껏 놀고 공부할 수 있는 시설과 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4.어린이는 공부나 일이 몸과 마음의 짐이 되지 않아야 한다.
5.어린이는 위험한 때에 맨 먼저 구출해야 한다.
6.어린이는 어떠한 경우라도 악용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7.굶주린 어린이는 먹여야 한다. 병든 어린이는 치료해 주어야 하고 신체와 정신에 결함이 있는 어린이는 도와주어야 한다. 불량아는 교화하여야 하고 고아와 부랑아는 구호하여야 한다.
8.어린이는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고 과학을 탐구하여 도의를 존중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9.어린이는 좋은 국민으로서 인류의 자유와 평화와 문화 발전에 공헌할 수 있도록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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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집 '영원한 어린이의 벗 강소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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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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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일만이천 봉" 이 시를 쓴 사람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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