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그리려는 마음을 내려 놓으면 그림이 즐겁죠"
참여연대
- 그림을 10년간 꾸준히 그려왔는데요 그 비결은 무엇일까요?
"보통사람들 못 그리고 잘 그리고 평가 받는 걸 두려워해요. 그래서 학창 시절 미술 시간이 즐겁지 않았던 거죠. 선생님들께서 지적을 많이 하시잖아요. 우리는 잘해야 한다는 것에 억눌려 있어요. 그럴 필요 없어요. 나의 선, 나의 색깔을 즐기면 됩니다. 누가 우리의 자신감, 예술가적 힘을 빼앗았을까요? 자신을 믿으세요. 모두가 자기 삶의 주인이 되고, 스스로 즐거워했으면 좋겠어요."
- 그림 그릴 때 어떨 때가 가장 즐거우세요?
"풍경과 대상과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그냥 놀러갔다가 앉아서 풍경이 아름답다 느낄 때랑, 오랜 시간을 들여 하나 하나 그릴 때랑은 느낌이 완전이 다른 거죠. 자세히 보면 돌담의 돌멩이 하나 하나 색깔이 다 달라요. 그곳에서 느낀 햇살과 바람을 그림에 담죠. 그때 첼로 음악이 들렸다 하면 그림을 볼 때마다 그 음악이 떠오르죠."
- 첫 개인전인데, 평범한 이들로서는 매우 벅찬 경험이 아닐까 합니다.
"많은 두려움이 있었지만 저는 일단 시도 해요. 다른 사람들이 주은경도 하는데 나도 할 수 있어, 이렇게 용기를 냈으면 좋겠습니다. 전시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제가 좋아하는 작품과 관객이 좋아하는 작품이 다르다는 거예요. 전시에 걸까 말까 망설였던 작품을 관람객들이 좋아해주세요. 아, 사람마다 다양한 생각이 있는거구나 느껴요. 너무 기분좋죠."
- 이번 전시의 또다른 의미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10월 말에 정년퇴직을 합니다. 그림 전시회를 통해서 정년퇴직을 하는 게 너무 좋아요. 여러 사람을 초대하고. 함께 했던 추억을 돌아보는 의미가 있어요. 역사 답사를 갔던 곳, 벗들과 여행했던 곳, 복잡한 마음을 씻고 위로를 얻었던 곳, 모든 삶의 기록이 있어요. 친구같은 그림들이에요. 그림은 정말 나의 따뜻한 벗입니다."
- 코로나 시대 그림 그리기, 참 쉽지 않은 것 같아요. 함께 배운다거나, 동호회 모임도 어렵고요.
"저는 <그림자> 라는 그림 동호회 모임을 하고 있어요. 매주 작업한 그림을 온라인에 올리고 있어요. 동호회 벗들끼리 서로의 작업을 지켜보며 격려하죠. 코로나19로 때문에 사람들끼리 만나지 못하고 어디가서 배울 수 없는 건 답답한 일입니다만, 방법을 찾아보면 좋겠어요. 일주일에 한 번 올리는데, 꼭 완성작이 아니더라도 작품을 보여주며 얘기 나눠보세요. 그림을 계속 그릴 수 있는 힘이 됩니다."
당신 삶의 빛깔, 당신의 예술
여기 빈 종이가 있습니다. 어디서 부터 어떻게 그릴까. 흰 종이를 보면 그저 두렵습니다. 그러나 선 하나를 긋고, 다음을 잇고 형태를 만들고 마침내 흰 종이를 가득 채웁니다. 그때의 성취감은 큽니다.
1점의 그림 작품도 10년 간의 작업도, 40점의 작품도 모두 선 하나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기 두려운 마음, 내가 전시를 할 정도일까, 라는 마음은 잠시 옆에 세워두시고 지금부터 시작해 보세요.
많은 예술가들은 '삶이 예술이다'라고 합니다. 살아온 만큼 사물이 보이고, 풍경을 느끼고, 그 느낌을 담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루 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자기만의 예술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것이 그림일 수도 , 춤일 수도, 음악일 수도 있습니다. 자신만의 삶의 빛깔을 만들어온 우리 모두는 예술가입니다.
< 주은경 개인전 '나의 다순구미 마을' >
* 전시기간 : 10월 30일(금) 까지.
월-목 09:30-21:00 / 금 09:30~17:30 / 토 12:30-19:30
* 장 소 : 참여연대 1층 카페통인 & 지하 느티나무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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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는 정부, 특정 정치세력, 기업에 정치적 재정적으로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합니다. 2004년부터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특별협의지위를 부여받아 유엔의 공식적인 시민사회 파트너로 활동하는 비영리민간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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