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 생각에 잠겨 있다.
공동취재사진
"시민후보는 성급한 이야기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특별시장 및 부산광역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시민후보'를 내세우자는 요구에 거리를 뒀다.
국민의힘은 2021년 4월로 예정된 보궐선거를, 차기 대통령 선거의 승패까지 영향을 미칠 주요한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집권을 위해서라도 보궐선거에 당의 사활을 걸겠다는 것.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 마땅한 후보감을 찾지 못해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대신 범보수‧야권의 단일 '시민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요구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관련 질문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뭐? 시민후보?"라고 반문한 뒤 "성급한 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후보 선출 룰을 확정하고 있다"라며 "어떻게 결정되느냐를 보고, 그 다음에 과연 시민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여건이 구비될지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시민후보와 관련해 가장 많이 거론되는 모델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다. 당시 민주당의 박영선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 사이의 단일화가 진행됐다. 앞서 변호사 박원순은 안철수 서울대학교 교수와의 단일화 경선에서 한 차례 승리해 시민후보로 나선 상황이었다. 이어진 경선에서도 박원순 후보가 승리하면서, 민주당이 지원하는 시민후보 박원순과 한나라당의 나경원 후보간의 일대일 구도가 성립됐고, 결과는 박원순의 승리였다. 지금의 국민의힘도 당시 민주당의 전철을 밟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김종인 위원장은 "박원순과 같은 후보가 나타나는 경우가 이번에도 생길지 안 생길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당시 박원순 후보 정도의 인지도를 갖춘 인물이 당 밖에서 출현할지 지켜봐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시민후보 이름으로라도 이겨야"... "과연 그들이 당 가치 공유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