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개관한 전주 시청 로비의 ‘책기둥 도서관'
고다은
김승수 시장의 집무실에 방문하니 역시나 책이 쌓여 있었다. 책을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바로 책 여러 권을 추천했다. 인간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는 가장 중요한 도구가 책 같다는 그는 박웅현 <책은 도끼다>라는 책을 읽고 책이 정말 도끼처럼 생각을 내려쳐 깬다고 했다.
인간이 가장 위대하다고 할 수 있는 능력 중 하나가 은유의 능력인데 이 은유의 능력은 바로 책을 통해서 가장 많이 길러지기 때문에 책은 소중하다는 거다.
그는 책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책을 중심으로 한 작가, 출판사, 서점, 도서관, 독자로 이어지는 생태계가 좋아 이를 전주에서 잘 만들어내 시민들이 가장 편하고 기분 좋게 접근할 수 있도록 좋은 도서관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책에서 얻은 상상력은 김승수 시장이 일하는 힘이 되었다. 코로나 시기에 전주시가 가장 먼저 펼친 정책들도 바로 상상력으로부터 나왔다고 한다. 모두가 필요하다고 느끼지만 다른 도시는 못 하는 것을 해낼 수 있던 힘은 남들이 다 안 된다고 할 때 시도하는 상상력과 사회적 연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였다.
새로운 장르, '전주'를 만들다
"모든 도시가 그 도시만이 가지고 있는 기억, 흔적, 역사처럼, 다른 데서 복제할 수 없는 자기 자신만의 길을 가는 도시, 자기다움을 유지하는 도시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가 주목하지 않았던 것들, 두려워서 못했던 것들, 도전하고 싶었지만 여건이 안된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상상력과 용기로 개척해보자."
가장 지역적일 때 가장 개방적이라고 말하던 그는 전주의 사람, 생태, 문화에 집중해 전주라는 장르를 개척하고 있다. 흔한 유명 프랜차이즈 매장이 늘어선 찍어낸 듯한 도시보다 자기다움을 가진 전주를 만드는 것이다. 큰 도로를 깔고 높은 빌딩을 세우는 것이 아닌 새로운 방식의 발전인 만큼 개발 세력과의 충돌도 잦지만, 그에게는 신념이 있기 때문에 굴복하지 않고 이겨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