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가 자기다움을 유지하는 도시가 되면 좋겠어요"

[인터뷰] 신념이 만드는 용기, 김승수 전주시장

등록 2020.12.01 11:30수정 2020.12.0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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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에는 도서관이 하나 더 생겼다. 인구 대비 도서관이 가장 많은 지자체인 전주시청에 생긴 도서관이다. 시청 1층 로비를 리모델링한 '책기둥 도서관'에는 8400여 권의 책과 함께 여느 도서관과 다름없이 테이블, 의자 그리고 콘센트도 마련되어 있다. 시청 로비를 도서관으로 바꾼 김승수 전주시장을 지난 11월 13일 전주시청에서 만났다.
 
  10일 개관한 전주 시청 로비의 ‘책기둥 도서관'
10일 개관한 전주 시청 로비의 ‘책기둥 도서관'고다은

김승수 시장의 집무실에 방문하니 역시나 책이 쌓여 있었다. 책을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바로 책 여러 권을 추천했다. 인간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는 가장 중요한 도구가 책 같다는 그는 박웅현 <책은 도끼다>라는 책을 읽고 책이 정말 도끼처럼 생각을 내려쳐 깬다고 했다.


인간이 가장 위대하다고 할 수 있는 능력 중 하나가 은유의 능력인데 이 은유의 능력은 바로 책을 통해서 가장 많이 길러지기 때문에 책은 소중하다는 거다.

그는 책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책을 중심으로 한 작가, 출판사, 서점, 도서관, 독자로 이어지는 생태계가 좋아 이를 전주에서 잘 만들어내 시민들이 가장 편하고 기분 좋게 접근할 수 있도록 좋은 도서관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책에서 얻은 상상력은 김승수 시장이 일하는 힘이 되었다. 코로나 시기에 전주시가 가장 먼저 펼친 정책들도 바로 상상력으로부터 나왔다고 한다. 모두가 필요하다고 느끼지만 다른 도시는 못 하는 것을 해낼 수 있던 힘은 남들이 다 안 된다고 할 때 시도하는 상상력과 사회적 연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였다.

새로운 장르, '전주'를 만들다

"모든 도시가 그 도시만이 가지고 있는 기억, 흔적, 역사처럼, 다른 데서 복제할 수 없는 자기 자신만의 길을 가는 도시, 자기다움을 유지하는 도시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가 주목하지 않았던 것들, 두려워서 못했던 것들, 도전하고 싶었지만 여건이 안된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상상력과 용기로 개척해보자." 


가장 지역적일 때 가장 개방적이라고 말하던 그는 전주의 사람, 생태, 문화에 집중해 전주라는 장르를 개척하고 있다. 흔한 유명 프랜차이즈 매장이 늘어선 찍어낸 듯한 도시보다 자기다움을 가진 전주를 만드는 것이다. 큰 도로를 깔고 높은 빌딩을 세우는 것이 아닌 새로운 방식의 발전인 만큼 개발 세력과의 충돌도 잦지만, 그에게는 신념이 있기 때문에 굴복하지 않고 이겨낸다.
 
 김승수 전주 시장
김승수 전주 시장고다은
 
"저는 신념이 있어요. 신념이 있으면 무너지지 않아요 절대. 그 신념은 '왜'라는 질문에 답을 해야돼요. 저는 늘 나 자신에게 왜 이 일을 하는지를 꼭 물어요. '어떻게'나 '무엇을'은 누구나 남들 따라서 할 수 있지만 '왜 하는지'는 그렇지 않아요. 내가 이걸 왜 하는지, 그 신념이 용기를 만들어요. 왜 하는지를 모르면 용기를 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왜?라는 질문에 답하는 게 제 용기의 원천입니다."

'전주시장은 최초 병 환자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올 한해 전주에는 '최초' 타이틀이 여러 번 붙었다. 그렇게 새로운 길을 먼저 가는데 필요한 용기는 어디서 나오느냐는 질문에 그는 '왜 하는가'에 대한 답이 용기의 원천이라고 답했다.


누군가 먼저 나서서 행동하지 않으면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신념은 전이된다. 신념을 가지고 행동하는 사람이 한두 명씩 나오기 시작하면 세상이 바뀌기 시작하는 것이다. 처음 나서기는 어렵지만, 그 행동이 세상을 바꿀 단초가 된다면 기꺼이 기치를 들어 올리는 사람이 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위인이 되지 않아도 좋다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그냥 평범하게, 남들에게 피해 주지 않고 나의 삶을 행복하고 성실하게 살고 싶다. 남들에게 기억되고 싶은 마음이 없다"라고 답했다.

어릴 적 읽던 수 많은 위인전, 살다 보니 위인이 되기도 하는 것인데 왜 우리는 위인전을 읽고 위인이 되라고 하는가. 앞으로 우리 아이들에게는 '뭔가 되어야한다'는 강박을 주는 사회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그는 평범한 사람으로 남기를 실천 중이라고 한다.

김승수 시장은 특별한 사람이 되고자 한 것이 아니라 그저 신념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었다.
#전주시장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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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대학생 고다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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