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후보자추천위원회 5차 회의에 참석해 이헌 변호사와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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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국민의힘 측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추천위원인 이헌 변호사가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오늘 야당 추천위원의 공수처장 후보 추가 추천에 관한 질문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회의 이후 적임자를 물색하고 연락하였으나, 대상자들의 고사로 (오후 6시까지) 추가 추천을 못하는 것으로 정리했습니다."
이 변호사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원래 야당 추천위원(이헌·임정혁 변호사)들은 회의 때마다 추가 추천을 받아서 적임자를 뽑아야 한다고 얘기했다"며 "그러나 (상황이) 너무 정치적으로 됐고, 비토(veto : 거부)권도 없는 상태에서 추가 추천되는 것은 들러리가 아니냐며 대상자들이 고사했다"고 했다.
23일까지 후보 추가 추천하기로 했지만...
이헌 변호사는 또 "(이번 추가 추천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하는 것으로 봤다"며 "종전에 고사했던 분이 마음먹었고, 정부 쪽에서 '그 분'을 추천하려는 것인지 우려했다"고 말했다. 최근 다시 솔솔 피어오른 '이광범 추가 추천설' 이야기다.
진보성향으로 평가되는 이광범 변호사는 판사 출신이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 내곡동 사저 특별검사 경험도 있다. 그는 줄곧 공수처장 후보선상에 올랐으나 실제 후보 명단에선 빠졌다. 그런데 21일 치 <조선일보>는 "추미애 장관이 후보 추가 추천을 강하게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광범 변호사 등 진보성향 법조인 추천설이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헌 변호사는 28일 회의 전망을 묻는 질문에 "종전 심사대상자 더하기 알파인데, 알파가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회의에서 두 분 추천을 얘기했다"며 "그렇게 갈 것인지 말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분위기는 '알파가 없는 쪽'에 가깝다. 여당은 물론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추미애 장관,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역시 추가 후보 추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장후보추천위의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마땅한 후보를 낼 수도 없다"며 "'변협'도 못한다고 했고, 여야 어느 쪽이 후보를 내든 상대방이 공격하는 형국이라 (추가 후보를) 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광범 추가 추천설'도 낭설에 가깝다고 봤다. 그는 "아무리 의결 정족수가 (법 개정으로 6명에서) 5명으로 줄었다고 해도, 통과가 되겠느냐"며 "대한변협과 법원행정처가 쉽게 동의 안 할 것"이라고 했다. 이광범 변호사 추천 자체가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만큼 중립성향의 조재연 처장과 이찬희 회장이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결국 '플러스 알파'가 없는 채로 28일 회의가 열린다면, 초대 공수처장 후보 2명은 다음 8명 중에서 나오게 된다.
- 민주당 측 추천위원 추천 : 권동주 변호사, 전종민 변호사
- 국민의힘 측 추천위원 추천 :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 김경수 전 대구고검장
-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추천 : 최운식 변호사
- 추미애 법무부 장관 추천 : 전현정 변호사
- 이찬희 변협회장 추천 :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부위원장
'연내 출범' 멀어졌지만... 28일 후보 2인 의결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