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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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런 12월은 없었다. 이맘때 익숙했던 송년회와 크고 작은 모임들이 사라졌다. 밤거리를 수놓던 화려한 불빛과 음악들, 그리고 맛있는 냄새와 살가운 사람의 온기도 찾기 힘들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그냥 갑자기 이런 일이 생겨버린 것일 뿐. 크리스마스 캐럴과 보신각 타종... 일년을 마무리하며 기대했던 것들이지만, 올해는 가족과 공동체를 위해 사라질 듯하다.
그러나 생각을 조금 바꿔보면 어떨까? 어쩌면 우리 인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추억의 크리스마스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어쩔 수 없이 혼자 보내야 하는 크리스마스가 아니다. 우리 이웃을 위해 스스로 선택한 '홀로 크리스마스'다. 아마 이런 크리스마스는 앞으로 없을 것 같다. 없어 보이지만 의미 있는 홀로 크리스마스다. 더 재미있고 행복해야 한다. 우리가 나쁜 바이러스에게 한방 먹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무기력하게 보낸다면 인류의 자존심에 더 큰 스크래치가 생길 수 있다.
팬데믹 시대, 행복한 홀로 크리스마스를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작은 등불 또는 촛불이 있으면 좋겠다. 좋은 음악도 빠질 수 없다. 혼자 궁상 떠는 게 싫으면 랜선 모임을 위한 휴대전화나 아이패드도 챙겨보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맥주가 있다면 완벽할 것이다.
왜 맥주인지를 물어보신다면 해드릴 답은 수백 가지이지만, 답은 단순하다. 맥주는 행복과 고난의 시절과 상관없이 항상 우리 곁에 있어준 술이니까. 크리스마스를 위해 존재하는 맥주들이 있다. 일명 '크리스마스 에일'이라고 불리는 이 스타일은 특별히 이 시즌을 위해 양조된 맥주들이다. 라벨에는 어김없이 하얀 눈과 작은 집, 산타클로스와 작은 트리를 담겨 있다.
8~10% 알코올, 시나몬 향, 기품 있는 단맛과 바디감은 즐거운 마음으로 천천히 한 해를 되돌아볼 수 있게 만든다. 크리스마스 에일이 만드는 온기를 오롯이 느끼다 보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했던 시간을 추억하는 우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평범한 크리스마스 시즌이라면 망설임 없이 다양하고 개성 있는 크리스마스 에일을 소개하련만, 올해는 혼자 보내야 하는 크리스마스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마시는 맥주들은 팬데믹에 지친 우리를 더 행복하고 따뜻하게 만들어야 할 의무가 있다.
더 특별하고 예외적인 맥주여야 한다. 그리고 이왕이면 함께 할 주전부리도 있으면 좋겠다. 한 번도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다는 그 조합을 우리 사회 공동체의 편익과 행복을 위해 발설한다.
[하나] 크리스마스 모닝 & 바닐라 아이스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