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을 막은 여천농협 화동지점에서 감사장 전달 모습. 좌측부터 여천농협 박상근 조합장, 문병훈 여수경찰서장, 화동지점 홍해덕 과장, 정영곤 지점장.
심명남
지난해 말 전라남도 여수시 화양면의 한 농협에서 거액을 노린 보이스피싱을 두 번이나 막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보이스피싱범에게 9천만 원을 날릴 뻔한 사건을 막은 주인공은 여천농협 화동지점(지점장 정영곤) 홍해덕(53) 과장이다.
사건은 지난 12월 3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오전 9시 50분경 화양면에 거주하는 김아무개(76) 할아버지가 '현금 4천만 원'을 급히 인출하러 농협에 왔다. 홍 과장이 사용처를 물었으나 명확한 대답을 하지 못하다가 계속 물으니 "자녀(딸) 병원비 때문에 급히 돈을 찾으러 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홍 과장이 "너무 거액이라 병원비 같으면 병원이나 딸 계좌로 이체해 드리겠다"라고 말하자 어르신은 "꼭 현금이 필요하다"라고 거부했다. "요즘 현금이 위험하니 어떤 용도로 쓰실 거냐"고 재차 묻자 "내 돈인데도 왜 못 찾냐"고 화를 내며 계속 현금인출을 요구했다.
홍 과장이 할아버지를 진정시킨 뒤 "요즘 농한기라서 검찰청, 경찰청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전화가 빈번해 사용처를 여쭤본다"고 안내하자 그제야 할아버지는 "검찰청에서 집으로 직접 전화가 와서 의심하지 않았다"라는 사실을 털어놨다. 보이스피싱에 대해 자세히 안내해 현금 인출을 막을 수 있었다.
"회의 때마다 보이스피싱 교육 자주 해 사기 막을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