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응봉산에서 바라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서초구 분양가심사위원회는 허수아비에 불과했죠. 로또분양이라고 하는데, 삼성물산과 조합이 로또 맞는 건 괜찮다는 얘기잖아요."
서울 서초구청 분양가심의위원회가 최근 삼성물산이 시공하는 신반포3차·경남 재건축(래미안원베일리) 아파트의 분양가를 3.3㎡당 5668만원으로 결정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제시한 4891만원보다 800만원 가량 높은 가격이다.
아파트 건축비를 제한하도록 하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됐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초고분양가 책정에 시장은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은 "분양가상한제의 취지를 완전히 무시한 결정"이라며 "서초구 분양가심사위원회는 사실상 허수아비에 불과했다"고 단언했다.
그는 "서초구는 분양가상한제를 없애야 한다고 토론회까지 열었던 지자체"라며 "건축비도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기 전과 별 차이가 없고, 토지비용은 시세를 적용해 마치 분양가상한제를 해도 이정도 가격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작정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 국장은 이어 "예상을 뛰어넘는 고분양가로 재건축 조합과 건설사(삼성물산)만 로또를 맞게 됐다"며 "고분양가가 아파트 시세를 떠받치면서 집값 상승세를 견고하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국장은 "분양가상한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를 고쳐야 한다"며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아파트 대지비를 평가하고, 건축비를 엄격히 제한하도록 분양가상한제 관련 시행령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조합과 건설사간 도급원가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 아파트 바가지 분양가 책정을 견제할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땅값이 공시지가의 두 배, 건축비는 두배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