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발견한 유관순 열사의 수형기록표
임세웅
해방 후, 민주화의 중심에는 언제나 청소년들이 있었다. 4·19 혁명에는 초등학생을 비롯한 많은 학생이 있었으며, 박정희 정부의 한일 회담을 막고자 했었던 6.3 시위, 5.18 민주화 운동, 대통령 직선제를 일궈낸 6월 민주항쟁, 추운 겨울 광장에서 대통령 탄핵을 외쳤던 촛불 혁명 등 한국의 근현대사에서 사회적인 개혁을 요구하는 현장에는 언제나 청소년들이 있었다.
한국 사회에서는 유독 북유럽 혹은 서유럽의 정치환경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청년 정치가 활성화되어 있는 모습', '30대, 40대 총리(대통령)', '청년 장관이 많은 내각' 등 '젊은 정치'를 많이 동경한다.
이러한 현상은, 아마도 586세대라고 불리는 '운동권 세대'가 다수를 차지하는 현 한국 정치에 대한 피로감과, 유럽권 국가의 청년 정치라는 새로움에 대한 추구가 결합이 된 현상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러한 북유럽, 서유럽 정치환경 선호에 대해서는 나쁘다고만 볼 수 없다.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 수도 있다.
처음 했던 질문으로 돌아가서 생각해보자. "한궁 사회에서 청소년이 정치한다"라고 생각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들던가? "정치한다고 하니 대견하다"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아직 덜 배운 애들이 정치한다고?" 나 "정치는 나중에 커서 해도 충분한데 지금부터 정치한다고?" 또는 "경력 쌓는다고 정치한다고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이처럼 한국 사회에서 청소년이 정치하거나, 사회에 목소리를 내면 기성세대는 크게 두 가지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먼저 부정적인 시선이다. 청소년이 정치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 청소년을 '수동적'인 존재로 인식한다.
예를 들어, 정의당, 진보당, 노동당 등 진보정당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에서 시행 중이거나 시행 예정일 청소년 당원제도에 대해서 히틀러 청소년단(Hitlerjugend)에 비유하며 청소년이 정치하게 되면 진영논리에 함몰되어 자신만의 정치적인 견해를 드러내지 않거나, 심할 경우 세뇌당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청소년이 인권, 정치, 환경 등 사회적 의제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며 사회운동에 참여하는 것을 두고 일부는 어릴 때부터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스펙' (Specification의 준말)을 쌓는 것 아니냐며 비하와 조롱이 섞인 말을 한다.
한편 이 밖에도 청소년을 미성숙한 사람으로 보는 시각에서, '시기상조'를 언급하며 '나중에 커서 해도 충분한 것이 정치'라는 등 청소년의 정치 활동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많다.
통상 이같은 부정적인 시선이 지배적이지만, 간혹 청소년이 정치 활동을 하는 것이 '대견하다'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는 자신의 어린 시절과 현재 청소년의 정치 활동을 비교해가며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생긴 후회를 바탕으로 단순히 '대견'하다고 보는 것이다.
청소년이 정치하는 것이 이상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