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리 주민 성은영씨가 삭발을 했다.
이재환
예당2산업단지 추가 건설문제를 놓고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일부 주민은 산업단지 건설을 반대하는 집회 도중 삭발까지 감행하며 "산업단지 추가 건설만큼은 절대 허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예당2산업단지는 기존의 예당산업단지와 연계해 추가로 건설될 예정이다.
하지만 충남 예산군 고덕면은 예당산업단지 외에도 신소재산업단지와 농공단지 등 산업 시설이 밀집해 있다. 주민들은 "기존의 산업단지와 공장에서 나오는 매연과 미세먼지 때문에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산업단지를 추가로 건설하는 것은 주민에게 고통을 몰아주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예당산업단지 주변에 거주하고 있는 상장리와 지곡리 주민 60여 명은 14일 오전 충남도청 앞에서 산업단지 추가건설을 반대하는 내용으로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서 마을 주민 한 명이 삭발을 감행하기도 했다.
삭발을 감행한 지곡리 주민 성은영(75)씨는 "예당제2산업단지를 막지 못하면 죽어서 조상을 뵐 면목이 없을 것 같다"며 "지난해 12월 8일부터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1인 시위에 참석했다. 얼마나 절박하면 삭발까지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고덕에는 이미 신소재산업단지, 예당1산업단지, 고덕공단, 예당농공단지 등 4개의 공단이 있다"며 "우리 마을(지곡리)은 6.25때 피난도 가지 않았을 정도로 살기가 좋은 마을이었다. 마을 주민들을 쫓아내는 산업단지 건설을 절대 찬성할 수가 없다. 목숨을 걸고라도 반드시 산업단지 건설을 막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충남도는 뒤늦게 기존의 공장 주변에 악취 포집시설을 설치하고 향후 관리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들은 "악취 포집 시설만으로는 부족하다"며 TMS와 같은 추가 시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현재 문제가 되는 곳은 A인터스리와 B금속의 2개 공장이다. 해당 공장 인근에 악취포집시설을 설치해서 실시간으로 감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공장에서 악취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장원 주민대책위 사무국장은 "악취 포집 시설은 단순히 악취가 나는 것만 확인하는 시설"이라며 "주민들은 현재 유해물질이 포함된 미세먼지에 노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을에서 암환자가 발생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공장의 오염배출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는 TMS(Tele Monitoring System)를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S금속의 경우 대기1종 사업장으로 충남도에 관리 감독권이 있다. 마을 주민들은 해당 업체를 악취의 주범 중 하나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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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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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발한 고령노인 "산업단지 못막으면 조상 볼 면목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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