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본부뉴욕 유엔 본부에 견학을 가서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배웠다.
김태용
미국은 세계 최대 경제 대국, 소비 대국이다. 세계 제일의 군사력도 과시한다. 미국인들은 이러한 세계 1위에 대해 매우 자랑스러워한다. 그러나 애써 감추려 하는 세계 1위도 있다. 바로 세계 1위 쓰레기 대국이라는 것이다.
컨설팅 업체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Verisk Maplecroft)가 2019년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하루에 1명이 약 2kg 이상의 쓰레기를 배출한다. 1년이면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이 약 773kg에 달한다. 이는 중국의 3배이고, 에티오피아의 7배이다. 전 세계 평균보다 3배 이상 많은 양이다. 세계 인구의 4%만 차지하는 미국이 전 세계 도시 고형폐기물의 12%(약 2억3900만t)를 내버리고 있다.
미국 쓰레기 재활용은 어떨까? 미국은 세계 최대 쓰레기 생산국이지만 재활용 비율은 선진국 중에 가장 낮다. 한국과 싱가포르는 분리수거 정책을 철저하게 시행하고 있는 국가로 평가받는다. 시장조사기업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17년 한국과 싱가포르의 쓰레기 재활용 비율은 동일하게 59%이다. 반면 미국은 그 절반 수준인 26%다.
사실 미국도 주별로 쓰레기 재활용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긴하다. 1970년대 환경 운동 이후 쓰레기 재활용 비율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미국 정당을 대표하는 의원으로 구성된 비영리 단체 NCEL(National Caucus of Environmental Legislators)은 2020년에 37개 이상의 주에서 250개 이상의 재활용 법안을 마련 중이라고 했다.
캘리포니아(California) 정부는 유리병, 플라스틱 용기 등 크기에 따라 5 또는 10센트의 '재활용 보증금(CA CRV)'을 추가 부과한다. 재활용 쓰레기를 센터에 반납하면 중량을 기준으로 돈으로 환급해준다.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에 노숙인들이 쓰레기통을 뒤지는 모습이 유독 많이 보이는 이유다.
1987년 이러한 제도가 시작된 이후 3000억개 이상의 유리, 알루미늄 용기가 재활용되었다. 캘리포니아 외에도 코네티컷(Connecticut), 매사추세츠(Massachusetts), 메인(Maine), 미시간(Michigan) 등에도 유사한 제도가 있다.
1인당 쓰레기가 가장 많이 매립된 '청정 미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