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시 옛 모습(동해시청 누리집)
동해시청
동해시청 동남쪽에 있는 샘, 찬물내기
동해시는 옛 명주군 묵호읍과 옛 삼척군 북평읍을 묶어 1980년 시가 되었다. 묵호읍은 묵호항을 중심으로 한 어촌이고 북평읍은 뒤뜨르(삼척 시내로 보면 북쪽에 있는 들)라는 말에서 보듯 농촌이었다. 묵호읍과 북평읍 중간 지점이라고 할 샘골(천곡동)에다 도로를 내고 시청과 교육청, 경찰서, 소방서, 선거관리위원회 같은 기관을 열고 은행, 터미널을 열었다. 말 그대로 산을 깎아내고 개울을 덮어 허허벌판 같은 데다 새롭게 시가지를 낸다. 그곳이 바로 지금의 천곡동이다.
천곡동 동해시청에서 동남쪽으로 400미터쯤 가면 샘이 있다. 바위 사이로 사철 내내 샘이 솟아나는데, 비가 와도 늘지 않고 가물어도 물이 줄지 않으며 여름엔 차고 겨울엔 따뜻했다. 초록봉에서 내리는 물이 땅속으로 흐르다가 이곳에 이르러 샘으로 솟아난다고 한다. 뼈가 시릴 만큼 찬물이 난다고 해서 샘 이름이 '찬물내기'다.
한자로는 '냉천(冷泉)'이라고 하는데 요즘엔 '냉천'보다 '찬물내기'를 더 많이 쓴다. 토박이말이 한자말을 밀어낸, 드문 사례라고 하겠다. '내기'는 움직씨 '난다'를 이름씨꼴로 쓰면 '나기'가 되는데, 시골내기, 풋내기, 냄비에서 보듯 역행동화가 일어나 '내기'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복수초, 이름마저 차가운
이 찬물내기 둘레 산비알에 '복수초'가 자란다. 복수초는 대개 3~4월에 꽃을 피우지만 이곳에서는 1월부터 꽃을 피운다. 요즘엔 얼음 사이에서 피는 꽃이라고 '얼음새꽃'이라고 하거나 눈을 삭이고 올라오는 꽃이라고 '눈삭이꽃'이라고도 하는데, '얼음새꽃'이 더 지지를 받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