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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 떠난 박형준 "풀타임 정치인으로 새 출발"

2월 말 사직서 제출, 12일 SNS 통해 교수직 사임 공식화... 부산시장 보궐선거 배수진

등록 2021.03.12 16:27수정 2021.03.1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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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1일 열린 국민의힘 부산선대위 선대본부장 회의에 참가한 박형준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4대강 불법사찰 문건' 논란과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

11일 열린 국민의힘 부산선대위 선대본부장 회의에 참가한 박형준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4대강 불법사찰 문건' 논란과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 ⓒ 김보성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형준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부산 동아대학교 교수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학자의 길을 영원히 버리고 풀타임 정치인으로 새로운 출발을 한다"고 밝혔다. 앞서 동아대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등 동료 교수들은 박 후보를 향해 "교수라는 무거운 직분을 망각하고 정치판만 드나들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동아대는 최근 박형준 후보가 제출한 사직서를 수리해 면직 처리했다. 박 후보는 12일 페이스북에 "동아대 교수직을 떠난다"는 글을 올려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그는 "30년간 몸담았던 동아대를 떠났다. 만감이 교차한다"면서 학교에 몸담았던 지난달을 소회했다. 이어 동아대가 자신에게 기름진 땅이었다며 "지금과 같은 모습의 정치인을 만든 것은 (동아대에서의) 학자, 교수로의 정체성이었다"고 이야기했다. '합리주의자' 자임 또한 "늘 공부하고 생각하는 생활이 없었다면 어떻게 가능했겠느냐"고 했다.

박 후보는 관련 글의 절반을 전공인 사회학을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봉건 경제와 자본주의 경제가 충돌하던 19세기 프랑스에서 근대학문으로 탄생한 사회학의 목적을 상기한 것이다. 그는 혼란한 프랑스 사회를 안정시키고 개선할 목적이었던 사회학과 자신의 시민운동 활동, 이명박 정부 시기 청와대 근무, 국회 사무총장 등 이력이 무관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완전한 정치인의 길에도 "학자라는 뿌리의 흔적은 계속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의 사회사상가인 막스베버가 쓴 <직업으로서의 정치(Politik als Beruf)>라는 고전도 언급했다. 독일의 관료주의를 비판한 베버는 자신의 강연을 책으로 출판해 정치가의 자질로 '열정, 책임 의식(책임감), 균형적 판단(균형감)'을 강조했다.

박 후보의 글은 "한번 약속한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하고, 무슨 이유로든 극단에 치우쳐 국민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라는 말로 끝났다. 그는 이 내용이 교수직을 그만두고 부산시장에 출마한 정치인 박형준에게 건네주고 싶은 말이라고 했다.

이날 그의 페이스북 글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지지 댓글이 달렸다. 50여 개의 댓글 가운데 한 지지자는 "교수로 그동안 노고가 많았다. 부산시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압승하길 기원한다"고 응원했다.


다른 지지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박 후보를 비교하며 "교수가 정치를 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교수가 제대로 정치를 못 하고 사리사욕에만 집착하는 것이 심각한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5일 동아대 민교협 등은 박 교수를 향해 "교육보다는 정치에 열중하는 폴리페서의 교과서와 같은 인물"이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동료 교수들은 "교수 직분의 무거움을 망각하고 정치판을 뻔질나게 드나들던 그가 혁신과 민주주의 리더십을 외치는 이중적 행태에 분노한다"면서 "불법사찰 논란에도 일체의 사과나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관련기사 : "대학은 정치 위한 도구였나... 박형준은 사과하라" http://omn.kr/1sb8l)


이같은 비판에 박형준 후보 측은 지난 5일 <오마이뉴스>에 "조만간 학교와 관련한 입장이 나올 예정"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박 후보는 이로부터 일주일 뒤인 이날 교수직 사임을 공식화했다.

박형준 후보 측 관계자는 이날 "개학 전인 2월 말 이미 사직서를 냈고, 관련 절차를 거쳐 최종 면직 처리가 됐다"며 "사임은 배수진을 치고 선거전을 펼치겠다는 결의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지난 1991년 9월 1일 동아대 임용 이후 박 교수는 2004년~2008년, 2008년~2010년, 2014년~2016년 등 국회의원 당선, 청와대 근무, 국회 사무총장 등을 이유로 세 차례 휴직했다. 이번엔 교수직에서 아예 물러나 부산시장 보궐선거 본선에 돌입한다.
 
a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주호영 원내대표와 이종배 정책위의장으로부터 빨간 운동화를 받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주호영 원내대표와 이종배 정책위의장으로부터 빨간 운동화를 받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동아대 교수 #박형준 후보 #국민의힘 #부산시장 보궐선거 #민교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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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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