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가 되고야 말겠다는 청운의 꿈을 안고 나는 오디션 예선현장으로 향했다.
권태현
처음 슈퍼스타K에 참가한 것은 2011년에 열린 슈퍼스타K3였다. 청운의 꿈을 안고 달려간 예선 현장에는 프로그램의 인기를 증명하듯 수많은 참가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사람이 얼마나 많던지 꼬박 7시간을 줄서서 기다려서야 겨우 예선을 볼 수 있었다.
자기소개를 한 후 노래를 시작했다. 얼마나 긴장을 했던지 노래를 어떻게 불렀는지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5분이 5초처럼 느껴질 정도로 예선은 순식간에 끝이 났다. 이후 합격 소식을 전해줄 전화를 기다렸다.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예선 탈락이었다. 아쉬웠지만 재밌는 경험을 해봤다는 것으로 만족했다.
1년 뒤 또 다시 슈퍼스타K에 참가했다. 이번엔 친구와 함께 듀엣으로 출전했다.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으로 실용음악학원까지 다니면서 열심히 연습했다. 뭔가 될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
두 번째 예선에서 부른 노래는 Alicia Keys의 'If I Ain't Got You'라는 곡이었다. 노래를 듣던 방송작가는 무미건조한 표정을 짓더니 잘하는 거 있으면 아무거나 해보라고 했다. 친구는 그 당시 유행하던 셔플댄스를 췄고 나는 마술을 보여줬다. 노래 오디션에서 마술을 보여주겠다고 카드며 지팡이며 이것저것 챙겨간 내가 지금 생각해도 참 우습지만 그땐 뭐라도 어필을 해야 할 것 같았다.
결과를 기다렸다. 며칠이 지나도 연락이 없었다. 마지막 날까지 폰을 부여잡고 있었지만 결국 연락은 오지 않았다. 두 번째 예선 탈락이었다. 첫 번째 예선에서 떨어졌을 때와는 다르게 충격이 컸다. 허탈하고 또 속상했다.
이대로 포기할 순 없었다. 오기가 생겼다. 다음 시즌에 한 번 더 도전하기로 했다. 세 번째 예선에서 부른 노래는 신용재의 '평범한 사랑'이라는 곡이었는데 연습이 부족했던 탓인지 노래 도중에 그만 음 이탈이 나고 말았다. 실수를 만회하고자 뱅크의 '이젠 널 인정하려 해'라는 곡을 자청해서 불렀지만 전세를 역전시키기엔 부족한 듯했다. 결과는 불보듯 뻔했다. 탈락이었다.
또 한 해가 지났다. 티브이에서 슈퍼스타K가 열린다는 광고를 보는데 내 심장은 여전히 뛰고 있었다.
'그래,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한 번만 더 해보자.'
네 번째 예선은 그전 예선과 느낌이 달랐다. 내 노래를 들던 방송작가는 나에게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는지 계속해서 노래를 주문했다. 연달아 5곡을 내리부르며 목이 터져라 노래를 불렀다. 은근히 기대를 했다. 하지만 이변은 없었다. 네 번째 예선 역시 탈락이었다.
슈퍼스타K 뿐만 아니라 라디오 노래자랑과 전국노래자랑 그리고 김해가요제, 김해한가위축제가요제, 밀양가요제, 진례도자기축제가요제, 진영단감축제가요제, 대구포크페스티벌 등과 같은 각종 지역가요제에도 도전했다. 아쉽게도 결과는 모두 예선 탈락이었지만 말이다. 2시간 걸려서 갔던 밀양가요제에서는 한 소절밖에 못 부르고 3초 만에 초광속으로 탈락했다. 연차까지 써가며 참가했던 전국노래자랑 예선 역시 1절도 다 부르지 못하고 떨어졌다.
성공보다 많은 실패로 알게 된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