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휘와 황병길 독립운동가 황병길(사진 왼쪽)은 1885년 4월 15일(음력) 함경북도 경원에서 태어났다. 러일전쟁 이후 시베리아로 망명하여 최재형, 안중근이 조직한 의병대 소속으로 함경북도 국경에서 항일 무장투쟁을 벌였다. 이때 황병길은 경원 신아산에서 일본군 여럿을 사살하면서 ‘훈춘(琿春) 호랑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일본군에 쫓겨 도피 생활을 하던 그는 병을 얻어 36세 나이로 사망했다.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되었다. 부인 김숙경도 건국훈장을 받은 독립운동가다.
성재이동휘선생기념사업회
이즈음 일제 조선군사령부는 이동휘의 동향을 이렇게 기록했다.
"이동휘, 문창범 및 황병길은 현저한 군사지도자들이다. 니콜스크(지금의 우수리스크)에 있던 이동휘가 최근에 밀산(密山)의 만주 부락에 가서 한국군 사관학교를 설립하였다. 그는 동 사관학교 교장이 되어 구 한국군의 전 장교들을 모아 젊은 신병을 훈련하는 교관으로 채용하였다. 그는 또한 시베리아와 중국 전역에 있는 비귀화인 만 21세 된 모든 한국인에게 소집영장을 발부했다. (중략) 소문에 의하면 약 6천 명의 한국인들이 이미 독립군의 기치 아래 집결하였다."
1913년 연해주로 활동 무대를 옮긴 이동휘는 한인 사회 교육.경제.민족운동의 중심이었던 '권업회'를 이끌었다. 당시 권업회는 분열되어 있었다. 성재는 '단결'을 강조했다. 성재는 독립운동 단체 사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홍범도를 비롯한 주요 인물과 결맹을 했다. "조국 부흥을 위해 상호반목을 지양하고 합심 단결하자"라는 내용이었다. <대동공보>와 <권업신문>을 발행한 권업회는 러시아에서 독립운동 구심점으로 자리매김했다.
러시아 사람이 '프리모르스키'(Primorskii)라고 부른 연해주는 '바다와 접한 땅'이라는 뜻이다. 연해주는 조국을 떠난 독립운동가의 활기찬 무대였다. 단재 신채호와 헤이그 정사 이상설, 언론인 장지연, 봉오동 전투 주역 홍범도 장군, 우국지사 최재형이 연해주에서 활동했다.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안중근이 거사를 위해 출발한 곳도 바로 이곳 연해주다.
연해주를 기반으로 이동휘는 '독립전쟁'을 준비했다. 이 무렵 일제는 연해주 지역에서 가장 위험한 '불령선인'(不逞鮮人)으로 이동휘를 꼽았다. 그를 체포하는 것이 일제의 연해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
그가 사회주의 혁명가가 된 이유
1914년 성재는 이상설, 이종호, 이동녕과 함께 '대한광복군정부'(大韓光復軍政府)를 조직했다. 이동휘는 이상설에 이어 2대 정도령(正都領)이 되어 광복전쟁을 준비했다. 이를 위해 동녕현 삼분구에 북빈의용단을 설립하고, 왕청현 나자구에 무관학교를 세워 독립군을 길렀다. 활동이 여의치 않자 성재는 1915년 3월 이상설, 박은식, 신규식과 '신한혁명당'을 만들었다.
1917년 1월 이동휘는 일제 공작에 의해 '독일 간첩'이라는 혐의로 붙잡혀 러시아 감옥에 갇혔다. 바로 이 해 '러시아 혁명'이 터졌고, 혁명 열기는 성재가 수감된 감옥까지 불어 닥쳤다. 러시아 감옥에서 성재는 함께 투옥된 볼셰비키를 통해 공산주의 사상을 접했다. 감옥에서 성재는 <공산당 선언>, <유물론>을 탐독하며 사회주의 사상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1918년 4월 28일 성재는 하바롭스크에서 김알렉산드라, 유동열, 김립, 오성묵, 오와실리, 이인섭과 함께 '한인사회당'을 만들고 위원장으로 뽑혔다. 한인사회당은 조선인 최초의 사회주의 정당이다. 연세대 도서관장과 한국도서관협회장을 지낸 역사학자 민영규는 <강화학 최후의 광경>에 이렇게 썼다.
"보재(溥齋) 이상설(李相卨 1871-1917)이 죽은 바로 그 해 가을, 이동휘는 하바롭스크에서 한인사회당 대회를 열고 그 의장에 추대된다. 36세의 맹렬녀 김알렉산드라가 과격파 서백리아(시베리아) 국민대회에서 극동 외교위원장 자리에 오른 것도 이때 이야기다."
- 2편 '일제시대에도 없던 건물... 연해주에 세운 독립운동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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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해서 책사냥꾼으로 지내다가, 종이책 출판사부터 전자책 회사까지 책동네를 기웃거리며 살았습니다. 책방과 도서관 여행을 좋아합니다. <도서관 그 사소한 역사>에 이어 <세상과 도서관이 잊은 사람들>을 쓰고 있습니다. bookhunter7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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