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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5·18 모욕 만평' 상습"... 과거 문제적 만평들도 수면 위로

신문사 사과와 작가 교체 요구 목소리... 신문사 "폠훼 의도 없어"

등록 2021.03.24 10:14수정 2021.03.2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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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지역 일간지인 <매일신문>의 만평이 잇따라 구설에 오르고 있다. 이번에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하필이면 5·18 계엄군으로 빗대어 만평을 실어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신문은 비판이 일자 해당 만평을 온라인에서 삭제하고 입장문을 냈지만 광주·전남지역을 중심으로 5·18민주화운동을 모욕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문제의 만평은 지난 19일 게재된 '매일희평'의 '집 없이 떠돌거나 아닌 밤중에 두들겨 맞거나'라는 제목과 그림이다. 이 만평은 '토지 공개념 독재'라는 소제목과 '종부세', '재산세', '건보료'로 표기된 군인 3명이 '아닌 밤중에 9억 초과 1주택'의 시민을 무자비하게 내리치는 모습을 그렸다.
 
 매일신문 3월 19일자 만평(홈페이지 캡쳐).
매일신문 3월 19일자 만평(홈페이지 캡쳐).매일신문
 
그런데 이 만평은 1980년 광주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한 시민을 무차별적으로 진압하는 과정의 사진과 흡사하다는 점에서 공분을 자아냈다.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무자비하게 희생을 당했던 무고한 시민의 모습을 연상케 한 것이다. 

이 때문에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했다"는 지적과 비판이 광주·전남지역에서 즉각 나왔다. 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 내용이 19일 올라왔다. '5·18 민주화운동을 모욕한 신문사 처벌 청원합니다'는 제목의 청원 글에 23일 오후 6시 2만 5300명이 넘게 동의했다.

오월단체들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주시는 물론  대구 지방의원들, 그리고 시민단체들의 비난 성명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신문사 사과와 작가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광주·전남지역 일간지 중 <전남일보>는 22일 1면 머리기사 '5·18 모욕 신문 만평 일파만파… 청 국민청원까지'에 이어 4면 전면 기사와 사설 등에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다뤘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멸시와 오욕, 역사왜곡"
 
 매일신문 3월 19일자 만평(왼쪽)과? 5.18민주화운동 기록사진(오른쪽, 이창성 촬영, 5·18기념재단 제공).
매일신문 3월 19일자 만평(왼쪽)과? 5.18민주화운동 기록사진(오른쪽, 이창성 촬영, 5·18기념재단 제공).매일신문, 5.18기념재단
 
사설 제목은 '정부 비판에 5·18 계엄군 폭력 빗댈일인가'라고 뽑았다. 신문은 기사에서 "정부 정책과 공수부대의 무자비한 폭행을 동일시하는 것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멸시와 오욕, 역사왜곡"이라고 비판하면서 시민단체와 시민들의 반응을 지면에 담았다.


신문은 특히 1면 기사에서 "지난 18일 대구지역 일간지 매일신문은 '집 없이 떠돌거나 아닌 밤중에 두들겨 맞거나'라는 제목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만평을 게시했다"며 "거기에 토지공개념에서 '공'을 지우고 '독재'를 써넣어 '토지독재개념'이라는 소제목을 붙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사는 "이 만평에는 종합부동산세·건강보험료 ·재산세를 군인의 모습에 의인화해 시민을 폭행하는 장면이 담겼다"고 썼다.

또 기사는 "손으로 얼굴을 가린 시민 옆에는 아닌 밤중에 9억 초과 1주택 이라는 말이 쓰여져 있다"며 "해당 만평은 5· 8 당시 시민에게 진압 봉과 군홧발로 무자비한 폭행을 가한 계엄군의 사진을 소재로 했다"고 덧붙였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전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가톨릭 종교의 사제가 운영하는 신문에서 가톨릭 교리와 전혀 맞지 않는 내용을 신문에 실은 것은 매우 충격적이고 심각한 문제다"며 "해당 만평은 5·18 당시 계엄군의 폭력 사진을 가져다 5·18을 희화화하고 조롱한 것이다"고 비판했다. 
 
 전남일보 3월 23일 4면.
전남일보 3월 23일 4면. 전남일보
 
"매일신문 만평 처벌 불가, 왜?"

<무등일보>도 24일  4면 '매일신문 만평, 5·18왜곡법 처벌 가능할까'란 제목과 함께 이 문제를 다뤘다.  

"'5·18 역사왜곡처벌법(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으로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 폄훼, 조롱한 대구 매일신문 만평을 처벌할 수 있을까?"라고 운을 뗀 기사는 "결론은 '처벌 불가'"라며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1월 5일 공표된 '5·18 역사왜곡처벌법'으로 5·18를 왜곡하고 폄훼하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다고 여겼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이유를 밝혔다.
 
 무등일보 24일 4면.
무등일보 24일 4면.무등일보
 
기사는 "이 법안을 대표 발의한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북구을)실 관계자는 23일 '5·18역사왜곡처벌법으로 대구 매일신문 만평은 처벌하기 어렵다'고 밝혔다"면서 "'매일신문 만평이 '5·18 역사왜곡처벌법' 처벌 대상이 아닌 이유는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이 의원이 발의한 원안에 담긴 내용 중 일부가 삭제된 채 수정의결 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5·18 민주화운동 부인·비방·왜곡·날조 및 허위사실 유포 등의 금지'였지만 법사위에서 '부인·비방·왜곡·날조'가 삭제되고 '허위사실 유포'만 법안에 담겼다"는 기사는 "이 부분이 삭제됨에 따라 '5·18 역사왜곡처벌법'으로는 오로지 허위사실 유포 부분만 처벌이 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렇다보니 '제2의 매일신문 만평', '제3의 매일신문 만평'이 계속 나오더라도 '5·18 역사왜곡처벌법'으로는 이를 규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기사는 "이를 예방하기 위해 민형배 민주당 의원(광주 광산을)은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에서 국가보훈처에 대구 매일신문 만평이 5·18 역사왜곡처벌으로 처벌 가능한지 검토해 보고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매일신문>은 만평 게재 이틀 후인 21일 온라인에서 만평을 삭제한 뒤 공식 입장문을 내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재산세와 종부세, 건보료 인상의 폭력성을 지적한 것"이라며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앞으로도 광주민주화운동과 그 정신을 폄훼할 의도는 추호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만평이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정면으로 훼손하는 동시에 전두환 군사정권과 현 정부를 같은 수준으로 비유했다"는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린 청원인 글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함으로써 비판과 비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작가 교체, 이상택 사장의 신문윤리위원회 이사장직 사퇴" 요구

전국언론노조 매일신문지부는 22일 성명을 내고 "해당 만평은 넘어선 안 될 선을 넘었다"며 "명백히 광주민주화운동 피해자와 유족들을 모독하는 행위나 다름없다"고 비판하면서 만평 작가 교체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23일 '5·18민주화운동 모욕한 매일신문은 공식 사죄하라'란 성명을 내고 "부동산 정책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무력 진압으로 비유한 만평을 실은 매일신문은 공식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민언련은 성명에서 "해당 만평 작가의 5·18 폄훼는 상습적"이라고 지적하면서 그동안 사례들을 들며 "작가 교체와 함께 이상택 매일신문 사장의 신문윤리위원회 이사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민언련이 3월 23일 성명에서 문제 삼은 만평은 이 외에도 다음과 같다. 민언련은 "김경수 화백이 5.18민주화운동을 모욕한 건 처음이 아니다"며 "지난해 8월 23일자 만평 '민주도 완장을 차면...'에서도 당시 계엄군이 비무장 상태 시민들에게 마구잡이로 곤봉을 휘두르는 사진을 차용했다"고 밝혔다.

민언련은 또 "'친문' 완장을 두른 '코로나 계엄군'이 8.15 광복절 집회를 허용한 사법기관을 진압봉으로 폭행하는 장면은 광주 참상 그대로를 묘사했다"며 <매일신문> 만평은 비단 이번만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매일신문 2020년 8월 23일자 만평.
매일신문 2020년 8월 23일자 만평.매일신문
 
또한 민언련은 "2019년 5월 23일 만평 '10주기에 내려와 불러보는...칭구야ㅠㅠ'는 노 전 대통령이 자전거를 타고 '칭구야ㅠ'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부르는데, '국민통합' 자전거를 타다 넘어진 문 대통령을 '5년 걸쳐 봉하 가는 중 2년 경과지점' 글씨와 함께 그렸다"고 지적했다.

또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세월호 참사에 빗댄 2016년 5월 2일 만평 '옥시월호'는 '가습기 살균제'라고 쓰인 세월호 모양의 배가 바다로 가라앉는 가운데 '5년간 헤엄쳐 진상규명 건져낸 아버지'를 묘사했다"고 비판했다.
 
 매일신문 2019년 5월 13일자 만평.
매일신문 2019년 5월 13일자 만평.매일신문
 
 매일신문 2016년 5월 2일자 만평.
매일신문 2016년 5월 2일자 만평.매일신문
 
민언련은 또한 "2월 15일자 만평 '관중의 함성이 무관중 속의 총성으로 변한 배구코트'는 학교폭력 피해자들이 관중석에 숨어 총으로 가해자 선수들을 저격하고 있는 장면으로 배구계 학교폭력 사태를 묘사했다"며 "학교폭력 피해자를 저격수로 표현해 가해자를 옹호하는 듯한 만평은 독자들의 공분을 샀다"고 비평했다.
 
 매일신문 2월 15일자 만평.
매일신문 2월 15일자 만평.매일신문
 
덧붙이는 글 <전북의소리>에도 실렸습니다.
#매일신문 #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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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가 패배하고, 거짓이 이겼다고 해서 정의가 불의가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성의 빛과 공기가 존재하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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