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의 49재를 맞은 6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모란공원 묘역에서 열린 ‘새긴돌 세우는 날(묘비 제막식)’에 참석한 비정규 노동자들이 각자 일터에서 따온 꽃잎을 뿌리며 추모하고 있다.
유성호
"백기완 묻엄"
지난 2월 15일 영면한 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무덤 앞에 세워진 새긴돌(묘비) 앞쪽에 새겨진 다섯글자다. 새긴돌 뒤쪽에는 백 소장이 생전에 직접 지은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랫말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가 백 소장의 글씨체로 새겨졌다.
6일 49재를 맞아 '노나메기 세상 백기완 선생님 사회장 장례위원회'는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 묘지에서 '백기완 선생님 새긴돌 세우는 날-질라라비 훨훨'이라고 이름 붙은 묘비 제막 행사를 진행했다.
'질라라비'는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의 억셈을 상징하는 새를 뜻하는 말로, 우람한 몸집과 우렁찬 울음을 지닌 닭의 본래 모습을 뜻하는 우리 옛말이기도 하다. 결국 '질라라비 훨훨'은 인간에게 사육당해 나는 법을 잃은 닭이 자유와 해방의 본성을 찾아 날갯짓을 하며 다시 훨훨 날아오른다는 것을 뜻한다.
생전에 백 소장은 강연 자리에서 "질라라비는 닭의 원래 이름"이라면서 "닭은 2만년동안 사람하고 살면서 자기 집을 짓는 것, 자기 입으로 먹이를 구하는 것을 잊어 버렸어. 사람들이 먹여주고 재워주지. 그래서 알도 낳고 늦잠 자는 아저씨를 깨워줬는데, 사돈에 팔촌이 왔다고 자기 모가지를 비틀어서 튀기려거든. 이에 화가 나서 오라를 풀고 날개를 쳐 날아가 버렸어. 울을 박차고 자기 해방의 경지로 날아가는 것을 '질라라비 훨훨~'이라고 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백기완 묻엄'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