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광교 박물관의 전경광교신도시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나온 유물과 광교지역의 문중들이 기증한 소장품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광교박물관은 부지내의 역사적인 공간과 합쳐져 광교신도시의 역사,문화적 정체성을 만드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운민
수원박물관에서 차를 몰고 5분만 나아가면 고속도로 톨게이트 맞은편에 광교 역사공원과 공원 한복판에 자리한 수원 광교박물관이 보인다. 광교 역사공원에는 세종의 장인으로 유명한 심온 선생 묘와 태종의 8남인 혜령 군의 묘가 함께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역사탐방을 하기 알맞게 되어 있다. 하지만 우선 광교박물관에 가서 광교신도시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광교박물관은 신도시를 새로 택지지구로 조성하는 과정에서 발굴된 신석기시대 집터를 비롯해 조선시대까지 1,100여 기의 유구가 조사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광교의 역사를 되짚어 보고 광교신도시의 미래에 대해 고찰해보기 위해 박물관을 설립했다고 한다.
광교신도시가 비록 새로 만들어진 뉴타운이지만 수원의 색채가 유난히 짙다. 왜냐하면 수원의 대표적인 진산인 광교산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광교산은 928년 왕건이 견훤을 정벌하고 돌아가는 길에 이산에서 광채가 하늘로 솟아오르는 광경을 보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주는 산이라 하여 산 이름을 친히 '광교'라 지었다고 전해진다.
원래 광교신도시 지역(이의동)은 청송 심 씨, 청주 한 씨, 안동 김 씨, 상주 황 씨 등 여러 성씨들이 집성촌을 형성하고 이 지역의 사회와 문화를 주도하였다. 특히 청송 심 씨는 심온의 묘를 이곳에 두게 되면서 광교 지역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고, 이후 이 일대의 가장 큰 동족마을을 이루었다. 다음으로 큰 집성촌은 안동 김 씨였다. 김언침의 묘를 광교 지역에 두면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광교신도시 조성과 더불어 안동 김 씨 묘역의 상당수가 이전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복식을 비롯한 다양한 부장품이 출토되었다.
그 밖에도 광교박물관에서는 국회의원, 문교부장관, 대한 체육회장을 역임했었던 민관식 선생이 기증한 스포츠 관련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역사학자 이종학 선생이 기증한 독도 관련 자료와 조선시대 고서, 고지도 등 수많은 연구 관련 자료가 있었다. 하지만 광교박물관의 성격에는 조금 맞지 않은 생뚱맞은 것들이라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교 신도시에는 역사공원과 박물관 등 매력을 끄는 요소가 분명히 있다. 내친김에 광교신도시의 속살을 조금 더 파악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