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윤 농부가 비파괴 당도 측정기로 애플수박의 당도를 측정하고 있다.21세기 농업은 장비발이다. 첨단 장비의 장착을 통해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한다.
오창경
그런 흐름을 진작에 감지한 그는 애플 수박 재배에 남들보다 먼저 뛰어들었다. 애플 수박은 미니 수박으로 개발한 종자이며 껍질이 얇고 씨가 작거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초기 시설 자본과 연료비, 인건비 등이 적게 들어가는 품목이기도 해서 임희윤 농부도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던 시설을 애플 수박으로 전환해서 남들보다 일찍 재배 노하우를 쌓아왔다.
이미 한여름의 기온을 유지하고 있는 하우스 안에서는 하우스 골조를 타고 올라가는 수박 줄기를 유인해서 묶어주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21세기 농업은 곳곳에서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지는 중이다. 큰 것은 작게, 불편한 것을 개선해 기능적으로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21세기의 농업이다. 애플 수박은 일반 수박에 비해서 수확 기간이 길고 수확량도 많다고 한다. 병충해에 강하기 때문에 친환경 재배를 하고 있다.
애플 수확은 한 마디로 과육은 알차고 크기는 슬림한 수박이다. 보통 4Kg 정도에서 수확하는 일반 수박을 둘로 나누어 놓은 정도의 애플 수박은 1개를 쪼개서 남김이 없이 먹을 만한 크기다. 식구들이 모이지 않으면 먹기 힘들었던 수박을 사과처럼 혼자서도 먹을 수 있도록 재배했다. 냉장고 안의 공간 활용도가 높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호도 올라가고 있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배부르게 먹고 껍질을 한가득 내놓던 수박에 대한 상식의 틈을 비집고 나온 애플 수박은 당도도 높고 아삭하게 씹히는 식감도 뛰어났다. 취재를 하면서 한 조각 먹어본 애플 수박은 과즙도 풍부하고 입 안에 오래 남는 단맛이 일반 수박에 비해 뛰어난 것 같았다. 애플 수박은 과일 쥬스 전문점에서 더 인기라고 했다. 수박 스무디와 수박 쥬스로 만들었을 때 맛과 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21세기 농업 현장은 첨단 시설과 장비가 한몫을 한다. 애플 수박 하우스에도 첨단 장비를 사용하는 중이었다.
"수박 껍질에 비파괴 당도 측정기를 대고 측정을 하면 당도가 수치로 디지털 액정에 표시가 되죠. 액정의 수치는 껍질의 당도가 나오는 것이라 속살의 당도는 약 2 브릭스 정도 더 높다고 보시면 됩니다."
수박을 두드려서 잘 익었는지 확인하는 일은 수박 재배 농민들 사이에서는 구시대의 유산이 된 지 오래이다. 임희윤 농부는 비파괴 당도 측정기를 갖추고 애플 수박의 당도를 일일이 측정해서 수확을 한다. 수박의 당도를 측정해서 일정한 당도에 이르지 않으면 수확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가 재배하는 수박은 믿고 구입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