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국방부 장관이 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국군의무사령부 장례식장 접견실에서 성추행 피해 신고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의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2021.6.2
연합뉴스
(성남·서울=연합뉴스) 국방부 공동취재단 정빛나 기자 = 서욱 국방부 장관이 2일 군 복무 중 상관에 의해 성추행을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의 유가족을 만나 "한 점 의혹이 없게 수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서 장관은 이날 오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서 고(故) 이모 중사의 부모와 면담 자리에서 "2차 가해와 지휘관으로서의 조치들을 낱낱이 밝혀 이 중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죄송하다"며 자리에 앉은 서 장관은 "저도 사실은 이 중사와 같은 딸 둘을 둔 아버지다. 딸을 케어한다는(돌본다는) 그런 마음으로 낱낱이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또 "군 검찰 중심으로 수사하는데 여러 가지 민간 전문가도 참여하고, 도움을 받아 가면서 투명하게 수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중사의 부친은 "억울하다고 청원해야만 장관님이 오실 수 있는 그런 상황에 정말 유감스럽다"며 "하지만 좀 늦었지만 이렇게까지 국방부 검찰단에서 유족이 원하는 대로 책임지고 해주신다니까 그렇게 결정해주셔서 장관님께 감사를 일단 먼저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에 어떻게 상황이 진전되는지 계속 지켜봐 달라"며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 구속수사고 (이후) 2차, 3차 가해자 처벌"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면담은 이 중사 사망 사건이 알려진 이후 처음 이뤄졌다. 면담은 초반에만 언론에 일부 공개됐고, 이후 비공개로 전환됐다.
비공개 면담이 끝나자 서 장관과 이 중사의 부친, 모친은 안치실로 이동했다.
모친은 딸의 영정 사진을 보며 "이렇게 아름다운 아이가 저기에 누워 마음이 너무 아프고 죄스럽다. 조금만 참아, 너 편히 쉴 수 있을 거야, 정말 미안해"라며 "끝까지 억울한 것 없도록 엄마가 용기를 낼 테니까 기다려"라고 눈물을 흘렸다.
이어 안치실에서 장례식장 본관으로 이동하던 중 바닥에 주저앉아 "우리 애가 너무 보고 싶다"며 오열하다 쓰러졌다. 유족들은 급하게 앰뷸런스를 요청했다.
유족들은 "이럴 줄 알면서 구급차를 대기시키지도 않았느냐"고 항의했다. 앰뷸런스는 10분 후에 도착했다.
서 장관은 "유가족이 불편하지 않도록 바로바로 조치하고, 의료지원팀과 앰뷸런스는 상시 대기하라"고 지시한 후 빈소를 나섰다.
지난 3월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스스로 신고한 이 중사는 두 달여만인 지난달 22일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들은 이 중사의 신고 이후 공군의 조직적인 회유와 은폐 시도가 딸을 끝내 죽음으로 몰아간 것이라고 호소하며 12일째 장례까지 미룬 채 엄정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 중사의 주검은 현재 수도병원 장례식장 영안실에 안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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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욱, 성추행 피해 부사관 유족 만나 "딸 돌보는 마음으로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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