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김오수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검찰청에서 만나고 있다. 박 장관과 김 총장은 이날 검찰 인사 방향과 조직개편안을 협의한다.
연합뉴스
"저로서는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1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김오수 검찰총장 입에서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만 네 차례 반복됐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검찰 인사안을 놓고 2시간 회의를 진행한 직후 한 발언이었다.
박 장관과 김 총장은 3일 오후 4시 서울고등검찰청 15층에서 검찰 인사 및 검찰 조직개편안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다. 양측은 회의 시작에 앞서 '구체적인 인사 명단을 놓고 논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회의실 테이블에도 노란색 봉투가 놓여있었는데, 그곳에 검찰 인사안에 대한 구체적 입장이 담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날 논의는 '검찰 직제개편안'에 집중됐다. 직제개편안은 최근 법무부가 내놓은 안건으로, 형사부를 비롯해 전담부가 없는 검찰청 모두 검찰총장의 승인을 받게 하겠다는 내용이다. 김 총장은 어제(2일) 박 장관과의 첫 면담에서 개편안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양측은 이날까지도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김 총장은 이날도 박 장관에게 직제개편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회의 직후 김 총장은 취재진에게 "검찰 구성원들이 우려하는 대로 6대 범죄에 대해서는 직접수사를 할 수 있게 열어줘야 한다는 의견을 (박 장관에게) 말했다"면서 "장관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지만, 제가 (장관에게) 더 설명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김 총장은 검찰 인사 안건을 두고도 "2시간 동안 열심히 의견도 드리고 설명도 했지만 저로서는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답하며 박 장관과 충돌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밖에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박 장관의 답변은 짧았다. 그는 회의 직후 "(인사안과 관련해) 드릴 말은 없다"면서 "아주 충분히, 자세하게 들었다"고만 답했다. '김 총장과의 의견 충돌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의견 충돌을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검찰 인사 발표 시기와 이성윤 지검장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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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인사안·직제개편안 놓고 박범계·김오수 힘겨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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