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내에 걸려 있는 '이건희 미술관' 유치 희망 현수막.
조정훈
삼성과의 인연 강조하며 전국 20여 곳 유치 경쟁 과열
한편 국립 이건희미술관 유치에 전국 20곳 이상의 지자체가 삼성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뛰어든 상황이다. 일부 지자체는 미술관 건축비는 물론 구청 청사까지 제공하겠다고 밝히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구시는 이건희 회장의 고향이자 삼성의 모태인 삼성상회가 있었던 대구에 조성해야 한다며, 문화체육관광부가 소유하고 있는 옛 경북도청 부지를 제공할 경우 2500억 원의 예산을 부담하겠다고 제안했다.
대구시는 현재 대구시청 별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경북도청 터 3만2000㎡에 이건희 미술관과 보존센터, 조각공원, 야외공연장, 음악분수, 잔디광장 등 복합문화공간을 갖춘 '이건희 헤리티지 센터'를 짓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맞춰 대구YMCA, 대구시체육회, 대구상공회의소, 대구예총 등 대구 시민단체들은 민간 차원의 모금운동에 나서고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토론회도 진행하기로 했다.
부산 해운대구는 "이건희 미술관이 해운대에 건립된다면 국외관광객 유치 등 부산 관광사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뿐 아니라 국토 균형발전에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이라며 유치운동에 나섰다.
해운대구는 오는 2024년 재송동에 새 청사를 마련해 옮겨가면 현 청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해운대해수욕장에서 400m 거리에 있는 해운대구 청사는 지하 1층, 지상 6층, 연면적 1만721㎡ 규모이다.
대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분원을 유치하기 위해 용역을 진행한 옛 충남도청사를 이건희 미술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세종시는 지난달 41개 시민단체가 모여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위한 세종범시민추진위원회'를 꾸리고 시민문화행사를 열기도 했다.
전남 여수시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생전에 아름다운 여수의 해안 경관을 좋아해 자주 방문했다"며 "여수시 소라면 일대 섬과 터를 매입하기도 했다"고 이 회장과의 관계를 강조하면서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 본사와 이 전 회장의 묘역이 있는 수원시는 기증된 문화재 중 '화성성역의궤', '원행을묘정리의궤' 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과 관련돼 있다는 점을 부각하며 유치전에 나섰고 지역 국회의원들도 적극 뛰고 있다.
경기 평택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삼성반도체공장 조성 등 삼성과의 연고를 강조하며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경기도 유일의 국제무역항인 평택항을 갖춘 국제도시로서 해외 관람객 유입이 유리하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서울 용산구는 이건희 전 회장의 유족들이 한남동에 살고 있고 이 전 회장이 삼성의 '영빈관'으로 사용했던 승지원 역시 한남동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관내에 국립중앙박물관이 있어 이건희 미술관이 들어설 경우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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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 시·도지사들 "이건희 미술관 지방에 건립하게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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