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 꿈 이루도록 '청년마을' 만들어주세요"

[인터뷰] 관상어 키우는 서른 살 강인규씨

등록 2021.07.05 08:13수정 2021.07.05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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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어를 키우는 서른 살 강인규씨 .
관상어를 키우는 서른 살 강인규씨.최미향

정치권을 들여다봐도 청년 문제에 대한 공감 능력이나 의지가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청년들의 입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청년들은 '청년 백수, 청년 주거 빈곤, 청년채무자' 등의 꼬리표가 징표처럼 따라다닌다며 할 말이 많단다.

지난 3일 우중에도 불구하고 만난 강인규씨는 현재 성연공단 생산직 일을 하는 꿈많은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교대 근무를 하면서도 작은 공간을 임대하여 관상어 물고기를 키우고 있는 서른 살 청년"이라고 했다.
 
청년 강인규씨가 운영하고 있는 서산시 갓고개길14(갈산동) 세창아파트 상가 안 내부 모습 .
청년 강인규씨가 운영하고 있는 서산시 갓고개길14(갈산동) 세창아파트 상가 안 내부 모습.최미향
  
- 현재 하는 일에 대해 말해달라.
"충남 서산시 한 상가에서 관상어를 키우기위해 성연공단에서 교대근무를 하고 있는 청년입니다. 사람들은 상가 내에 있는 나의 꿈둥지를 일명 '물방'이라 부릅니다. 여기서 저는 주로 관상어 사육과 브리딩(번식) 목적으로 '관상어 물고기'를 키우고 있습니다. 꿈으로 달려가는 공간이기도 하구요.

지금은 비록 많지는 않지만 천천히 개체수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향후 제가 하고싶은 것은 관상어 양식장을 운영하는 것입니다. 좋은 관상어를 좋은 가격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수출하기 위해 멋진 양식장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구요.

사실 국내 양식장은 생각보다 그 수가 매우 적습니다. 이는 부대비용이 너무 많이 나가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경우는 양식장을 차리면 국가에서 엄청난 지원을 해준다고 하더라고요. 인력난이 심하니 누구라도 창업하여 일자리를 생산하라는 취지겠죠."

- 청년이 관상어 키우기가 쉽지않은데 판로는 어떤가?
"판로 또한 만만치않습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관상어들은 대부분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어 시장으로 나오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쾌적한 환경에서 생산된 외래종과는 비교가 안되지요. 다양한 어종과 크기, 생김새, 종류 등이 국내 생산 어종과 현격한 차이가 납니다.

사실 관상어 시장은 매년 8%의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어요. 해양수산부와 한국관상어협회에서는 해마다 관상어 산업박람회를 개최하기도 합니다. 이곳에선 다양한 관상어와 볼거리가 많은데 대부분 수입 물고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요. 이쯤되면 문제가 심각하죠. 이런 걸 아시고 정부에서도 조금만 앞장서서 지원해준다면 좀 더 다양하고 질 좋은 관상어를 생산할 것이고, 나아가 수출도 가능할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 관상어 매장을 운영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 있다면?
"대다수 창업 청년들의 고민은 임대료 아니겠어요. 하지만 여기에도 저는 분명 방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지역의 경우를 보자면, 서산에는 구도심에 번화로 거리가 있습니다. 많은 돈을 투입하지만 여전히 죽어가는 상권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차라리 저는 지자체에서 상가 임대 프로젝트를 하여 임대하여 청년들에게 빈 상가들을 저렴한 금액으로 월세로 책정해준다면 분명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공간들이 결국 청년들의 꿈을 실질적으로 도와주는 공간이 되구요.


많은 청년이 모이면 '청년거리'로 만들어 역동적인 서산의 볼거리·즐길 거리로 탈바꿈하면 됩니다. 청년 음식점, 청년 카페, 청년 의류 판매장, 좁은 골목 사이의 만화방. 음악 소리에 맞춰 춤을 추는 청년 동아리방, 지하에는 밴드 연습실, 거리에는 거리공연, 오락실에서 신나게 게임을 하는 모습, 청년 화원, 청년 미용실과 손톱맵시방, 2층에는 요가 및 필라테스, 다양한 목공방 등.

청년들의 호흡이 살아 숨 쉬는 그곳을 청년들이 직접 건물 외벽에 멋지고 개성 있는 포토존을 만들면 됩니다. 그렇게 된다면 대한민국의 핫플레이스가 되지않을까요. 이런 방안은 생각만으로도 가슴 뛰는 희열입니다."


- 대한민국 청년정책은 어느 수준이라고 생각하는가?
"피부에 닿지 않습니다. 이런 거죠. 계단을 밝고 올라가다 보니 그만 중간 계단이 꾹 끊어져 있는 상황말입니다. 그 계단을 이어 주는 게 바로 '청년정책'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청년들과의 소통이 충분하게 이루어져야지요. 저는 청년들의 '민원창구'를 개설했으면 좋겠습니다. 지역 청년의 목소리를 모으는 방법이 먼저니까요.

요즘 대한민국 국민의 키보드는 '워리어(전사)'입니다. 인터넷 속에선 자신이 제일 강하죠. 그 방법을 이용해서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하는 통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악성 댓글이나 여러 문제가 생기겠지만 그것 또한 관심의 일부라고 생각하시고 과감히 개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관상어를 키우기 위해 주·야간 근무를 하고 있다. 창업지원금을 받아서 했나?
"창업지원금의 취지는 매우 좋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 같았습니다. 온전한 동아줄인지 썩은 동아줄인지…. 쉽게 손을 뻗을 수가 없었습니다. 말이 창업지원금이지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진단 및 평가로 대출지원금이 나오니 저 같은 경우는 관련 분야가 포괄적이지 않아 지원받기가 매우 어렵고 힘이 듭니다.

설사 받을 수 있다 하더라도 왜 대출을 선뜻 받지 못하는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먼저 대출을 받았다고 칩시다. 땅을 알아보고 구매를 한 뒤 시설물에 대한 구조를 짜고, 시공하면 일단 1년이라는 시간이 후딱 지나갑니다.

2년 차는 시설물에 물고기를 입식시키겠죠. 좋은 종어도 넣고 싶지만 이게 비용적 측면으로 따지면 많이 넣지도 못하고 돈은 바닥납니다. 우선 어린 유어나 치어를 입식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이 물고기들이 다 사는 것도 아닙니다. 반입 과정에서의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고, 또 도태되기도 하며 그렇게 그렇게 1년을 키웁니다.

그럼 이제 3년 차가 되겠죠. 3년 차에는 그동안 키운 성어들로 생산을 시작합니다, 번식을 통해서 치어 및 유어가 나지요. 그런데 애석하게도 바로 판매하지도 못합니다. 이렇게 하다 보면 판매 시기는 3~5년 차가 되어버립니다. 이제 막 생산하기 시작했는데 바로 빚을 갚아야 할 때가 도래한 것이죠. 도저히 진행이 안 되는 상황입니다. 시작도 하기 전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말 처지에 처한 것이죠.

상황을 보고 지원 사업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좀 더 포괄적으로 변화하여 더 많은 청년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금리는 더 낮추고 기간은 좀 더 늘려서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 갈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 마지막으로 바라는 것이 있다면?
"농·어업의 종사자들이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은 참 힘겹습니다. 시도 자체를 하지 못할 때가 상당히 많아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바로 대한민국 청년들이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청년마을'을 설립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청년들이 버거운 대한민국을 책임져야 한다면 청년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저렴한 금액으로 땅만 지원해줘도 경제적 부담에서는 조금 벗어나 시설물이나 종자·종어·종묘 등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령 '청년마을'만 형성된다면 여러 종목의 창업을 할 수 있습니다.

1. 꽃 재배단지입니다. 이것만 들어오면 창업할 수 있는 아이템이 상당수 만들어집니다. 화원, 농원, 조경업체, 도자기업체, 꽃 자재 쇼핑몰 등 아주 다양합니다.
2. 농업입니다. 청년 첨단농장 농업으로 노동력은 현저히 낮아지고 삶의 질은 향상되는 농법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농업도 젊은 층으로 바뀌어질 것입니다.
3. 주말농장과 농촌체험프로그램입니다. 지원받은 땅에서 농사를 짓다 보면 처음부터 많은 성과를 내기 힘듭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주말농장과 팜스테이입니다. 서산의 육쪽마늘, 팔봉감자처럼 특산물을 체험·교육하는 프로그램으로 발전하면 됩니다.
4. 내수면 양식업입니다. 미꾸라지, 뱀장어, 향어, 산천어, 우렁이, 다슬기, 관상어 등 담수어를, 전복, 광어, 새우 등 해수어로 경제적 창출을 낼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더 많은 종목의 양식장이 생길 수 있지요.
5. 아쿠아포닉스(친환경 농법)입니다. 양식장 옆에 이 시설을 증축하면 시설 면적 대비 우수한 성과가 나올 것입니다.
6. 동물농장입니다. 여러 가축을 체험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 및 특수동물 종보전을 목적으로 농장 운영을 합니다. 특히 가축을 사육·판매하고 새로운 종자 개발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소, 돼지, 염소, 닭 등과 특수동물인 조류, 기제류, 포유류, 파충류, 절지류, 갑각류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렇듯 마을을 형성하게 되면 많은 일자리와 볼거리로 타지인들의 방문이 많아지게 되어 관광상품으로써 좋은 방안이 될 것입니다. 이것이 좀 더 발전하게 된다면 분명 더 많은 종목의 청년창업이 이뤄질 것이구요. 청년들의 꿈을 응원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대한민국이기를 기원합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서산시대에도 실립니다.
#청년이 말한다 #서른살 강인규씨 #관상어 사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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