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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가석방'도 어려운 4가지 이유

이용우, 가석방 요건·불법승계 재판 등 조목조목 지적... "선례 되면 다음에는 어떻게 할 건가"

등록 2021.07.22 17:34수정 2021.07.2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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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공동취재사진
 
광복절이 다가오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여부에 정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민사회계와 정의당 등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지만, 유력 대선주자,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여권은 다소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미묘한 상황이다. 그런데 22일 여당 내에서도 '잘못된 선례가 될 수 있다'며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 조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용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가석방은 전적으로 법무부 장관의 권한"이라면서도 "이 결정을 함에 있어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사안을 꼼꼼히 짚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가석방 요건과 다른 재판에의 영향, 총수 부재로 인한 의사결정의 어려움, ESG(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환경 Environment, 사회 Social, 지배구조 Governance을 고려하는 것) 차원 등 네 가지 관점에서 살펴보자는 얘기였다. 

법무부는 지난 4월 가석방 요건을 형기 80%에서 60%로 완화, 이번달부터 적용 중이다. 지난 1월 삼성 뇌물사건에서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된 이재용 부회장 역시 이 기준에 따라 가석방 심사 대상에 들어갔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법무부의 가석방 요건 자체가 '이재용 가석방 맞춤형'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이용우 의원도 같은 맥락에서 "4월 완화된 기준이 곧바로 적용된다면..."이라며 형평성 논란을 우려했다. 

불법승계·프로포폴 재판은? 지배구조는? ESG 경영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과 가석방 반대 기자회견이 7월 6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앞에서 경실련, 민주노총,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등 전국 1,056개 노동인권시민사회단체 주최로 열렸다. 참가자들은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 탄핵사태를 불러온 국정농단과 불법합병 범죄의 중대성, 교화가능성, 재범가능성 그 어떤 것을 따져봐도 사면은 물론 가석방 논의도 가당치 않다'고 주장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과 가석방 반대 기자회견이 7월 6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앞에서 경실련, 민주노총,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등 전국 1,056개 노동인권시민사회단체 주최로 열렸다. 참가자들은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 탄핵사태를 불러온 국정농단과 불법합병 범죄의 중대성, 교화가능성, 재범가능성 그 어떤 것을 따져봐도 사면은 물론 가석방 논의도 가당치 않다'고 주장했다.권우성

그는 갓 재판을 시작한 삼성 경영권 불법승계재판, 추가 기소된 프로포폴 불법투약 의혹 등 이재용 부회장의 또 다른 재판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걱정했다. 또 "최근 공정위가 삼성웰스토리 일감몰아주기를 검찰에 고발, 수사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이 사건과 경영권 불법승계 재판은 거의 같은 맥락의 사건이고, 이 두 사건은 국정농단 사건과 연결되어 있다. 가석방이 판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반도체 전쟁 등 심각한 국면에서 총수 부재로 인해 경영이 어렵다'는 재계의 주장도 적극 반박했다. 그는 "이재용 부회장이 없어 삼성의 투자결정이 문제가 된다면, 과연 삼성의 수많은 경영인은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인가"라며 "이 부회장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에서 투자한 것은 그 회사 이사회와 경영진이 한 것이다. 이 부회장이 있어야만 가능한가. 이런 투자결정은 누가 한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이 세계적인 추세에도 맞지 않는다고 봤다. 그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은 이제 전 세계의 필수 경영조건"이라며 "정부도 ESG 정착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고 했다. 이어 "G가 바로 지배구조인데 핵심이 이사회가 대주주뿐만 아니라 소액 주주 및 이해관계자를 잘 고려해 의사결정해야 하는 것"이라며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 논의는) 이러한 흐름과 배치된다"고 짚었다.

이 의원은 "이 부회장의 가석방은 법무부 장관이 판단해야 하는 고유의 권한"이라며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다른 사안과의 관계를 충분히 고려했는지 검토가 필요하고, 이런 차원에서 짚어봐야 할 것"이라며 "이것이 선례가 되어 앞으로도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겠냐"는 질문을 남겼다.


[관련 기사]
이재명 "이재용 재산 많다고 가석방 제외해선 안돼" http://omn.kr/1ujpu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 문재인 정부에 부담될 것" http://omn.kr/1udt4
[연재] 이재용 사면을 반대한다 http://omn.kr/1ufo5
이재용 '불법승계' 재판중인데 삼바 찾은 민주당 "좋은 기업" http://omn.kr/1tdwp
#이재용 #가석방 #사면 #국정농단 #이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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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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