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호박과 노란쥬키니
강윤희
이 외에도 식빵에 마요네즈를 바르고 얇게 저민 오이를 잔뜩 올려 소금, 후추만 뿌려 먹든가 시판 콩국물에 우무와 방울토마토 오이를 넣어 먹는 등 불 안 쓰고 끼니를 챙기기 위해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는 날들이다.
문제는 단백질을 챙겨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영양 밸런스를 생각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밥이나 간식을 먹다 보면 탄수화물과 같은 당류만 잔뜩 먹게 된다. 그렇다고 의식적으로 단백질 섭취를 늘릴 생각을 하면 밥상 차리기가 만만치 않다.
혼자 밥을 먹으려고 음식을 할 때 나는 재료에 고기를 잘 안 넣기 때문에 달걀이나 두부로 단백질을 채운다. 그런데 불 안 쓰는 요리를 하다 보면 단백질 챙겨 먹기가 어렵다. 그래서 시판 두부면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요즘 대형마트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두부면은 두부를 얇은 포 형태로 만든 포두부를 면처럼 얇게 썬 것으로 따로 익히지 않아도 되고 맛도 고소하거니와 식물성 단백질이라 인기가 높다.
집에서 가장 자주 해 먹는 음식 중 하나로 두부면을 이용한 '포두부무침'이 있는데 라오깐마와 흑식초 등의 양념으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어 좋다. 하지만 메인 요리라기보다는 사이드 느낌이 강하고 단독으로 식사를 하기에는 맛이 강하다. 고민하다 이번에는 '고기 없는 탄탄 두부면'을 만들어 보았다.
대만에서 만들어진 '탄탄멘'은 양념해 볶은 다진 돼지고기와 참깨 페이스트의 일종인 '지마장'과 고추기름 소스가 들어간 면 요리로 뽀얀 육수를 자작하게 부어먹는 게 일반적이다.
지금 소개하는 버전은 고기 없이, 집에 있는 재료로, 불을 쓰지 않고, 최대한 편하지만 맛있게 먹기 위한 비빔면 레시피다. '불 없이, 고기 없이 간단하게 요리하며 단백질이 주가 되지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한 그릇 음식'이라니 내가 만들었지만 정말 훌륭하다!
만든 양념의 색이나 모양이 쌈장 같기도 해 나 혼자 '대만풍 쌈장'이라 부르는데 양념은 냉장고에서 일주일에서 이주일은 거뜬해 한 번에 많은 양을 만들어두고 아무때고 꺼내 비벼먹기만 하면 끝이다.
무친 오이나 애호박, 쌈채소와 토마토에 해초류까지 취향에 따라 좋아하는 재료를 올려보자. 비건이 아니라면 삶은 닭가슴살을 찢어 올려도 어울린다. 몇 시간만 외출하고 돌아와도 온 몸에 힘이 빠지는 여름, 맛있는 여름 채소를 잔뜩 먹으며 더위를 이겨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