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의 세계로 빠져드는 송월동 동화마을낡고 쇠퇴하는 송월동 마을을 동화를 테마로 하여 벽화와 조형물을 설치하면서 구도심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 하였다.
운민
인천 행정구역을 살펴보았을 때, 중구에 해당하는 인천 구도심은 한국 근대기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장소라 할 수 있다. 인천항을 개항된 걸 기회로 여겨 서양 열강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 수많은 세력들이 들어오게 되었고, 그로 인해 수많은 문물들을 가장 먼저 받아들이는 창구로서의 기능을 행했다.
이후 인천은 산동성 출신의 노동자들이 대거 유입되었고, 일본인들도 그들의 구역에서 은행, 여관, 음식점 등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건설하면서 인천만의 독특한 역사를 만들어냈다. 광복 후 인천의 역사는 한 번 더 전환점을 맞게 된다. 황해도 지역에 살던 실향민들이 대거 유입되었고, 중국인들은 이제 인천에 정착하면서 짜장면 등 새로운 음식 문화가 생겨났다.
그런 복잡한 배경이 켜켜이 쌓인 인천 중구는 1980년대까지 인천의 최고 번화한 지위를 유지했다. 특히 동인천역 부근은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번화가였다. 하지만 구월동 지역으로 택지개발이 연이어 있었고, 인천시청도 이전하면서 중구지역의 몰락이 시작되었다. 특히 1999년 발생한 인현동 호프집 참사는 추락하는 인천 구도심의 쇠퇴를 더욱 가속화시켰다.
그러던 중, 점점 슬럼화되는 구도심을 살려야 한다는 위기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인천 구도심에는 일본인들의 흔적이 진하게 남아있는 적산가옥들과 중국인들이 모여 사는 동네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붙어있었다. 게다가 스토리가 있는 신포시장과 그 주변은 덤이었다.
이때부터 인천의 차이나타운과 근대골목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조금만 발길을 뻗으면 갈 수 있는 월미도와 더불어 인천의 최대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고, 지속적으로 관광 인프라를 끊임없이 만들어가고 있다. 전철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과 도보로 웬만한 곳을 다 돌아볼 수 있다는 점은 학생을 비롯한 젊은 여행자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다.
물론 도로 곳곳에 공영주차장도 넉넉하게 조성되어 있어 차를 이용한 여행도 충분하다. 생각보다 수많은 여행 포인트가 있는 인천 구도심이지만 많은 여행자들은 그 출발지를 인천역으로 잡는다. 현재는 전철이 다니는 1호선과 수인선의 종점이지만 1899년 경인선 개통과 함께 생긴 한국 최초의 철도역 가운데 하나인 유서 깊은 역이다.
그런 상징성 덕분인지 몰라도 인천역은 전철역의 느낌보단 예전 기차역의 향수가 물씬 풍긴다. 1960년대 비둘기호가 다니던 그 시절의 기차역 그대로 현재까지 사용하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 보기 드문 전철역 구조라 마치 다른 지방으로 기차를 타고 여행 간 듯한 기분을 누릴 수 있다.
기차역에서 바로 정면을 바라보면 이국적인 양식의 건물들이 슬슬 눈에 띄기 시작한다. 그렇다. 그 유명한 차이나타운이다. 각종 매스컴에 수시로 보도되었고, 예능과 TV 드라마의 배경으로 종종 등장했기에 이곳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하지만 이곳은 잠시 뒤로 미뤄두고 다시 동인천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가 보기로 하자.
놀이동산에 온 것만 같은, 송월동 동화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