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노조 조합원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맥도날드 유한회사 앞에서 ‘맥도날드 유효기간 스티커 갈이’ 사태와 관련해 맥도날드 꼬리 자르기 방식의 책임전가를 규탄하며 아르바이트생의 중징계 철회를 촉구했다.
최근 맥도날드는 유효기간이 지난 식자재에 수정된 스티커를 덧붙여 재사용한 것을 아르바이트생에게 책임을 전가해 공분을 사고 있다.
유성호
"지난해 맥도날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그때도 스티커 갈이를 했어요. 출근해서 제일 먼저 하는 일 중 하나가 스티커를 새로 뽑아서 2차 유효기간을 늘리는 거였습니다. 햄버거 빵뿐만이 아니라 양상추, 생양파, 오이피클도 (2차 유효기간보다)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시간을 늘렸습니다. 이 식자재들은 처음 상온에 꺼내놓으면,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표기돼 있거든요.
양상추를 예를 들면, 상온에 꺼내놓은 뒤 2시간 이내에 사용해야 한다는 식으로요. 이건 스티커 갈이가 아니라 타이머 조작을 해야 했습니다. 제가 출근한 시간에 양상추를 새로 꺼낸 것처럼 타이머를 변경하는 거죠. (점포에서) 시켜 하긴 했는데, 이렇게 사용할 거면 유효기간을 왜 설정했는지 모르겠어요."
지난해부터 서울의 한 맥도날드 점포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A(30대)씨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맥도날드의 스티커갈이는 오래된 관행"이라고 말했다.
최근 공익제보자가 서울의 한 맥도날드 점포에서 자체 유효기간이 지난 식자재에 새로운 스티커를 덧붙이는 이른바 '스티커 갈이'를 한다고 폭로했는데, 이는 한 점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A씨는 "지금은 주방에 들어가는 게 금지됐다"라면서 "우리 점포에서 더 이상 스티커갈이를 하지 않는 건지 아니면 이 일을 알바생들에게 시키지 않는 건지는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스티커 갈이, 맥도날드 여러 점포에서 이뤄져"
▲ ‘맥도날드 스티커 갈이’에 분노한 시민들 “더 이상 국민을 기만하지 마라” ⓒ 유성호
그동안 한국맥도날드(아래 맥도날드)는 내부적으로 식자재 관리기준인 '2차 유효기간'을 만들어 "원재료 품질을 더욱 높은 수준으로 유지·제공한다"고 홍보해왔다. 이번 스티커갈이 문제가 제기된 후에는 입장문을 통해 "한 점포에서 일시적으로 발생한 일"이라고 선을 그으며, 알바노동자에게 3개월 정직 처분을 내리고 해당 점포의 점장을 징계했다.
하지만 서울·경기 등 여러 점포의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은 "나도 스티커갈이를 했다"라는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맥도날드에게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대책위'(아래 대책위)에 참여한 아르바이트 노동조합(아래 알바노조)은 스티커 갈이가 전국의 여러 매장에 만연해 있다는 제보를 추가로 받았다며 공개했다.
알바노조에 따르면, 이들은 햄버거·머핀 빵 등의 유효기간 스티커를 떼고 다시 붙이는 것을 직접 하거나 곁에서 봤다. 이들은 마감시간 뿐 아니라 아침 오픈과 저녁 시간에도 새로운 유효기간이 쓰인 라벨을 출력해 제품의 유효기간을 연장했다고 주장했다.
맥도날드의 스티커갈이가 오래된 관행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19일 <국민일보>는 맥도날드 일부 매장 내부를 찍은 제보 영상 50여개를 확보해 분석했다면서 스티커갈이가 최소 3년 전부터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스티커 갈이는 주로 냉동 보관하다 해동 후 사용하는 번과 또띠아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포장이 뜯긴 채 2차 유효기간을 넘긴 식자재가 그대로 보관돼 있는 상황이 찍힌 영상도 나왔다.
"맥도날드 전 국민 불매운동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