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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표정 일그러지게 한 야당 의원의 '무논리'

[현장] 빨리 접종한다는데... 계속 왜 빨리 안하냐 따진 전봉민 의원

등록 2021.08.24 19:53수정 2021.08.24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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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0회 국회(임시회) 제01차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봉민 무소속 의원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에게 질문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0회 국회(임시회) 제01차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봉민 무소속 의원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에게 질문하고 있다.영상회의록시스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 "9월 4일까지 (60대) 2차 접종을 완료할 계획입니다."

전봉민 무소속 의원 : "9월 4일까지요. 그러면 9월 4일까지라고 한다면 현재 27%(실제로는 20%)밖에 되지 않았는데 무슨 이유가 있는 거 아닙니까?"

정 청장 : "말씀드린 대로 1차 접종했던 분들이 11주 간격으로 아스트라제네카를 맞고 계시고요."

전 의원: "아니, 9월 4일까지 2차를 완료한다는데 지금 프로테이지가 1차는 90% 맞았어요? 오늘 27%밖에 되지 않는데 9월 4일까지 며칠 남았는데 이게 60%가 올라가집니까?"

정 청장: "지난번에 60대 어르신들 맞으실 때 2주 정도를 집중적으로 접종을 맞으셨거든요. 그래서 그 2차 접종 기간이 지난주부터 9월 한 첫째 주 정도까지 집중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전 의원: "아까 말씀드린 대로 지금 1차가 중요한 게 아니라 2차 접종은 빨리 하는 게 좋은 거 아닙니까? 제때, 아까 말씀드린 대로 어떤 분은 늦게 하고 또 아까 말한 대로 시기에 맞춰서 여유로운 것들에 대해서는 증명만 되면 빨리 맞출 수 있는 거 아닙니까?

(...)


정 청장: "그러니까 예약된 일정대로 차질없이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전 의원: "아니, 예약된 일정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지금 아까 이야기한 대로 질병청이나 보건복지부에서는 우리 국민들이 보다 안전하게 할 수 있게끔 최대한 노력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러기 위해서 솔직히 접종 기간도 어떤 경우에는 늘릴 수도 있고 당길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지난 23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2020년 결산·예비비 지출 승인건을 보고하기 위해 참석했다. 여러 민감한 질문들에도 평정심을 유지하던 정 청장의 표정이 일그러지고 목소리 톤이 올라간 때가 있었다. 전봉민(부산 수영구) 의원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였다. 전 의원은 재산형성 비리 의혹을 받아 지난해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현재 무소속이다. 

2주 안에 700만명 접종한다는데 계속 "왜 빨리 안 하냐" 비난

전 의원은 질의 과정에서 자신이 가져온 표를 제시하면서 "60대 2차 접종이 비율이 낮은 이유가 무엇이냐"라고 물었고, 정 청장은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기간이 11주라서 9월 4일까지 접종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대뜸 "9월 4일까지 며칠 남았는데 접종률을 올릴 수 있냐"라고 따지면서 빨리 접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보유량이 충분하다는 것은 전 의원도 인지하고 있었고, 정 청장은 이날 다른 의원과의 질의에서 하루에 120만 명까지 접종이 가능하다고 말한 상황이었다. 2주 동안 60~74세 700만 명을 접종하는 것은 한국의 백신 접종 인프라로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전 의원은 빨리 접종을 하라든가, "9월 4일까지 60%(2차 접종하지 않은 60~69세)가 접종을 해야 하는데 솔직히 본 의원은 걱정스럽다"라는 말을 계속했다.

이어서 전 의원은 청소년 대상 백신 접종에 대해서도 물었다. 

위중증 0%인데... 무조건 '청소년도 빨리 백신 맞춰라' 

전 의원 : "오늘 언론에 보시면 지금 학교가 개학을 한단 말이죠. 이런 부분에 대해서 솔직히 제 마음 같았으면... 왜 그러냐면... 집단생활을 해야 한단 말이죠.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솔직히 고민해서 빨리 좀 접종할 수 있도록 해 주셔야하는데 백신이 없다 보니까 그런 거 생각할 여력이 없죠? 맞죠?"

정 청장 : "말씀드린 대로 4분기에 접종을 계획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 의원 : "아니, 그러니까 제 말씀은 학교 개학 전에 해주면 얼마나 좋습니까? 아니, 백신이 없으니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없는 거 아닙니까?"

정 청장 : "일단 청소년 연령층은 그렇게..."

전 의원 : "(말을 끊고) 많이 아쉽습니다."

정 청장 : "위중증으로 가지 않기 때문에 우선순위가 좀 뒤로 잡혀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현재까지 한국의 0~19세 코로나 감염자 중엔 사망자는 물론 위중증 환자 역시 없었다. 그런 점에서 청소년은 백신 접종을 통한 이익이 부작용의 위험을 상회하는지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서도 청소년 접종은 전면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백신이 없어서 청소년을 접종하지 못한다는 전 의원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백신 접종률 70%로는 부족, 고연령층 90%까지 올려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0년 결산ㆍ예비비 지출승인건 보고를 위해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0년 결산ㆍ예비비 지출승인건 보고를 위해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그러나 이 자리에서 무의미한 질문만 나온 것은 아니었다. 코로나19 방역과 백신 접종 계획의 총책임자인 정 청장으로부터 코로나 유행의 정점, 백신 접종 계획, 방역 패러다임 전환 등 다양한 쟁점에 대한 생각을 들으며 향후 방역당국의 코로나19 대응 방향에 대해 예측할 수 있었다.

앞으로 큰 변수가 없다면 전 국민 70% 접종이라는 당초 정부의 백신 접종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정 청장은 전파력이 높은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 되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청장은 "70%가 된다 하더라도 30%는 미접종이고, 미접종한 분들을 중심으로 한 유행이 영국이나 이스라엘처럼 생길 수 있어서 기본적인 역학이나 의료 대응 등을 같이 준비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저희가 당초 목표는 70%였지만 델타 때문에 그 목표를 조금 더 높일 필요가 있겠고,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은 90% 정도까지 접종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 청장은 "델타 변이가 유행하면서 예방접종뿐만 아니라 개인 방역이나 어느 정도 최소한의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같이 병행해서,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목표를 설정하는 게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4차 대유행에 대해 정 청장은 "9월까지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전 유행처럼 정점을 찍고 이후부터 확진자가 급속도로 줄어드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도 덧붙였다.

정은경 청장은 "9월 정도까지는 유행이 완만하게 진행되고 완만하게 꺾일 걸로 예측하고 있다"라며 "추석 전까지 (1차 접종) 70%를 달성하면서 전염 차단, 중증 예방 등을 진행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즉, 높은 백신 접종률로 발생하는 전파 방지 효과를 통해 4차 대유행을 감소세로 전환하겠다는 뜻이다. 

그의 예측에 따르면, 결국 현재의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의 고강도 거리두기가 최소 추석까지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위드 코로나... '거리두기 폐지'는 없다

'위드 코로나'에 대해 정 청장은 "백신 접종으로 치명률, 위중증률은 낮추고 여기에 역학 대응이나 의료 대응을 추가해서 일상생활이 가능한 정도로 유행을 통제하는 상황"이라고 정의했다. 즉, 갑자기 코로나19 발생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교육·돌봄이나 경제 생활 등의 피해를 최소화 하면서 유행을 통제하는 것이 정 청장이 말하는 '위드 코로나'다. 이럴 경우 역학·의료 대응의 강화는 물론이거니와, 현재와 같은 거리두기를 일정 정도 유지할 수밖에 없다.

정 청장은 "거리두기가 폐지되기는 어렵고 단계적으로 완화를 한다"라며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공존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예방접종, 역학, 의료 대응 등과 함께 (거리두기 조치가) 균형을 맞추는 게 필요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70% 이상이 예방접종을 완료한 시점 정도부터 (위드 코로나) 적용을 고려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9월 말 10월 초부터는 준비, 검토 작업들이 조금 더 공개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정리하자면 9월 말이나 10월 초부터는 '위드 코로나'로 방역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에 대한 계획이 발표되고, 70% 예방접종이 완료되는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위드 코로나'가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24일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정 청장께서 말씀한 것처럼 여기(위드 코로나)에 대한 계획은 9월 그리고 10월에 투명하게 논의되고 설계된다"라며 "70% 정도의 접종이 있을 경우, 많은 면역력의 형성으로 인해 비교적 낮은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서도 어느 정도 유행의 차단이 가능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덧붙였다.

부스터샷은 고위험층부터

미국이 다음달부터 시행할 예정인 부스터샷(3차 접종) 등에 대해서도 정 청장은 "고위험층에게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현재 일부 연구에서는 접종 후 6개월 이상 지나면 백신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요양병원 등의 돌파감염에 대해 정 청장은 "고령층은 면역이 잘 생기지 않고 면역지속기간이 짧아 면역량에서 취약점이 있다"라며 "또 델타변이 자체가 백신을 회피하는 그런 기능이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부스터 접종을 서둘러서 검토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가장 먼저 접종을 시작한 요양병원에 계시는 분들이 10월, 11월 정도에 6개월이 도래돼 그 분들부터 부스터 접종을 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나머지 대상자 중 고위험군 중심으로 부스터에 대한 계획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어서 내년 상반기까지를 부스터 기간으로 추정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반 국민 전체에 대해서 부스터 접종을 하는 것에 대해선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예방접종 간격을 6주로 조정한 것에 대해서는 "백신 일정이 좀 더 구체화되면 그런 부분을 반영해서 조정하겠다고 이미 말씀드린 바 있다"라며 "그런 부분들을 좀 감안해서 일정도 탄력적으로 검토하도록 하겠다"라고 백신 수급에 따른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은경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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