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0년 결산ㆍ예비비 지출승인건 보고를 위해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그러나 이 자리에서 무의미한 질문만 나온 것은 아니었다. 코로나19 방역과 백신 접종 계획의 총책임자인 정 청장으로부터 코로나 유행의 정점, 백신 접종 계획, 방역 패러다임 전환 등 다양한 쟁점에 대한 생각을 들으며 향후 방역당국의 코로나19 대응 방향에 대해 예측할 수 있었다.
앞으로 큰 변수가 없다면 전 국민 70% 접종이라는 당초 정부의 백신 접종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정 청장은 전파력이 높은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 되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청장은 "70%가 된다 하더라도 30%는 미접종이고, 미접종한 분들을 중심으로 한 유행이 영국이나 이스라엘처럼 생길 수 있어서 기본적인 역학이나 의료 대응 등을 같이 준비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저희가 당초 목표는 70%였지만 델타 때문에 그 목표를 조금 더 높일 필요가 있겠고,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은 90% 정도까지 접종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 청장은 "델타 변이가 유행하면서 예방접종뿐만 아니라 개인 방역이나 어느 정도 최소한의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같이 병행해서,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목표를 설정하는 게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4차 대유행에 대해 정 청장은 "9월까지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전 유행처럼 정점을 찍고 이후부터 확진자가 급속도로 줄어드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도 덧붙였다.
정은경 청장은 "9월 정도까지는 유행이 완만하게 진행되고 완만하게 꺾일 걸로 예측하고 있다"라며 "추석 전까지 (1차 접종) 70%를 달성하면서 전염 차단, 중증 예방 등을 진행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즉, 높은 백신 접종률로 발생하는 전파 방지 효과를 통해 4차 대유행을 감소세로 전환하겠다는 뜻이다.
그의 예측에 따르면, 결국 현재의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의 고강도 거리두기가 최소 추석까지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위드 코로나... '거리두기 폐지'는 없다
'위드 코로나'에 대해 정 청장은 "백신 접종으로 치명률, 위중증률은 낮추고 여기에 역학 대응이나 의료 대응을 추가해서 일상생활이 가능한 정도로 유행을 통제하는 상황"이라고 정의했다. 즉, 갑자기 코로나19 발생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교육·돌봄이나 경제 생활 등의 피해를 최소화 하면서 유행을 통제하는 것이 정 청장이 말하는 '위드 코로나'다. 이럴 경우 역학·의료 대응의 강화는 물론이거니와, 현재와 같은 거리두기를 일정 정도 유지할 수밖에 없다.
정 청장은 "거리두기가 폐지되기는 어렵고 단계적으로 완화를 한다"라며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공존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예방접종, 역학, 의료 대응 등과 함께 (거리두기 조치가) 균형을 맞추는 게 필요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70% 이상이 예방접종을 완료한 시점 정도부터 (위드 코로나) 적용을 고려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9월 말 10월 초부터는 준비, 검토 작업들이 조금 더 공개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정리하자면 9월 말이나 10월 초부터는 '위드 코로나'로 방역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에 대한 계획이 발표되고, 70% 예방접종이 완료되는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위드 코로나'가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24일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정 청장께서 말씀한 것처럼 여기(위드 코로나)에 대한 계획은 9월 그리고 10월에 투명하게 논의되고 설계된다"라며 "70% 정도의 접종이 있을 경우, 많은 면역력의 형성으로 인해 비교적 낮은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서도 어느 정도 유행의 차단이 가능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덧붙였다.
부스터샷은 고위험층부터
미국이 다음달부터 시행할 예정인 부스터샷(3차 접종) 등에 대해서도 정 청장은 "고위험층에게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현재 일부 연구에서는 접종 후 6개월 이상 지나면 백신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요양병원 등의 돌파감염에 대해 정 청장은 "고령층은 면역이 잘 생기지 않고 면역지속기간이 짧아 면역량에서 취약점이 있다"라며 "또 델타변이 자체가 백신을 회피하는 그런 기능이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부스터 접종을 서둘러서 검토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가장 먼저 접종을 시작한 요양병원에 계시는 분들이 10월, 11월 정도에 6개월이 도래돼 그 분들부터 부스터 접종을 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나머지 대상자 중 고위험군 중심으로 부스터에 대한 계획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어서 내년 상반기까지를 부스터 기간으로 추정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반 국민 전체에 대해서 부스터 접종을 하는 것에 대해선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예방접종 간격을 6주로 조정한 것에 대해서는 "백신 일정이 좀 더 구체화되면 그런 부분을 반영해서 조정하겠다고 이미 말씀드린 바 있다"라며 "그런 부분들을 좀 감안해서 일정도 탄력적으로 검토하도록 하겠다"라고 백신 수급에 따른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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