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장려 지원금만 준다고 하면 냉큼 아이를 낳을 성인이 몇이나 될까.
픽사베이
첫째를 낳기 직전까지 활발하게 일을 했던 나는 4년 6개월의 경력단절시기를 겪었다. 둘째 아이를 낳고서 겨우 찾은 일자리는 온갖 눈치를 봐야하는 가시방석 같았고, 셋째를 낳고 일을 하겠다고 했을 땐 남편과 시어머니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만 했다.
돌봐야 할 아이들이 많아서 일을 포기해야 하는 순간이 자주 발생하자 자괴감마저 들었다. 당장 아이를 맡기고 커리어를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집값은 또 얼마나 황당한지, 평생을 모아도 내 집하나 장만하지 못하는 불안한 시대에 아이를 키울 만한 심적, 체력적인 여유가 절대 생길 수가 없지 않나.
양육을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까지 해결할 문제들이 산재해있는데, 출산 장려 지원금만 준다고 하면 냉큼 아이를 낳을 성인이 몇이나 될까. 어느 한 분야에 땜질식 정책만으로 이 모든 게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정말 그게 가능하긴 한 걸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지적한다. 출산 장려를 위해서는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인프라를 먼저 구축하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적극적인 양육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효과가 제대로 나지도 않는 지원금에 국가 예산 털어 넣지 말고, 출산을 기피하는 구조적인 요인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첨언한다.
한 아이를 키워내는데 필요한 건 절대 '돈'뿐만이 아니란 걸 명심하자. '100만 원'으로 퉁 치자는 발상 같은 건 다신 내뱉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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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6개월이란 경력단절의 무서움을 절실히 깨달은 아이셋 다자녀 맘이자, 매일을 나와 아이들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워킹맘. 글을 쓰는 일이 내 유일한 숨통이 될 줄 몰랐다. 오늘도 나를 살리기 위한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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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180조원 쓰고도 처참... 이유, 정말 모르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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