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3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차기 자민당 총재후보에 입후보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다.
TBS-TV캡처
"자신은 내려와도 킹메이커로 영향력 유지하려 할 것"
"스가가 이대로 죽으려 할 리 없어요. 오늘 일은 가장 유력한 경쟁자인 기시다 후미오의 당선을 막고 자기 측근을 옹립하려는 꼼수가 분명합니다."
3일 오전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돌연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고 선언, 일본 정계가 요동을 쳤다. 차기 총재에 나가지 않겠다는 것은 총리를 연임하지 않고 불과 1년 만에 자리에서 내려오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날 <오마이뉴스>와 통화한 한일관계전문가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스가 총리의 이같은 선택에 대해 권력을 유지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올림픽이 큰 사고 없이 끝났음에도 코로나19 감염 폭발 때문에 지지율이 끝없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단 자신은 내려오되, 국민적 인지도와 지지율이 높은 측근 정치인들을 대항마로 내세울 것이란 관측이다.
그리고 대항마는 바로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 그리고 고이지미 신지로 환경상 등 3인이다. 이들은 차기 자민당 총재 적합자를 묻는 최근 한 방송사 여론조사에서 각각 19%, 18%, 17%로 1~3위를 차지했다.
반면 스가 총리와 기시다 전 자민당 정조회장의 지지율은 3%와 4%에 불과했다. 당초 스가 총리에게 양보하기 위해 불출마 의사를 보였던 3인 중 누가 나와도 기시다를 꺾고 총재에 당선되기 충분한 상황이다.
아베-아소 라인과 스스로의 파벌이 가지고 있는 국회의원표를 믿는 기시다에 비해 이들은 여론과 같이 가는 당원표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총재 선거는 국회의원표와 당원표의 비중이 반반이다.
즉, 자신의 지지율로는 연임이 힘들지만, 실력자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과 함께 측근을 총리로 옹립하고 향후에도 킹메이커로서 권력을 유지하겠다는 속셈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