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4일 오후 창원역 광장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37차 일요시위". '보보와 친구들'의 공연.
윤성효
"아예더봉 아웅야미!"
미얀마어로 "혁명은 승리한다!"는 뜻이다. 14일 오후 창원역 광장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37차 일요시위' 참가자들은 "미얀마 봄혁명"을 외쳤다.
한국미얀마연대, 경남이주민센터, 경남미얀마교민회는 지난 2월부터 매주 일요일마다 연대집회를 열어오고 있다. 이날로 미얀마 군부쿠데타가 발생한 지 287일째 되는 날이다.
참가자들은 묵념부터 했다. 이철승 경남이주민센터 대표와 아웅 묘우 경남미얀마교민회 부회장은 집회 사회를 보면서 "지난 주 사가잉주 예인마핀 시에서는 전투가 끝난 후 시민방위대(PDF)들이 지역 정리를 하다가 시민 6명의 시체를 발견했다"고 했다.
이 대표와 아웅묘우 부회장은 "군부에 의해 희생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이 시간에도 감옥에서, 거리에서,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며 희생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 분들을 기억하며 묵념하겠다"고 했다.
장계석 민중가수는 '벗이여 해방이 온다'와 동요 '엄마야 누나야'를 불렀고, 미얀마 출신 '보보와 친구들'이 노래를 불렀다.
이철승 대표는 "미얀마 사가잉주 먀웅타운십에서 9월 30일까지 시민불복종항쟁(CDM)에 참여한 공무원은 행정기관을 제외하고 총 241명이라고 한다. 한 지역이 이 정도다"며 "교육부 공무원 82.6%, 보건부 공무원 5.8%, 내무부 공무원 2.9%, 기타 기관 7.9%이고, 여성 65.8%, 남성 34.2% 가 참여했으며, 모든 공무원들의 정보를 국민통합정부(NUG)에 제출했다고 먀우 지역방위·안전팀에서 전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국민들의 바람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수치다. 그럼에도 군부는 국영미디어매체를 통해 거짓된 정보를 계속 홍보하고, 시위에 참여하는 시민들을 '향정신성 약물을 복용하고 불법 폭동을 일으킨 청년무리'로 둔갑시켜 보도하고 있다"고 했다.
네옴 경남미얀마교민회 회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미얀마에서 쿠데타 후 군경의 총격에 의한 희생자는 11월 13일까지 1260명 이상 사망했고, 1만143명 이상 체포당했으며, 수배자가 1954명 이상이다"며 "군경의 야만적인 폭력에도 굴복하지 않고 이번 주에도 마얀마 시민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계속 시위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군부에서 매일 불법적인 행동을 하고 시민들을 총이나 대형 무기를 사용하여 죽이고, 체포하고 있다"며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뿐인 쿠데타군에 맞서 저항 혁명전쟁 선포를 했다"고 밝혔다.
친주 민닥시, 까야주 띠뭐소시, 마궤이주 강이거·싸까인 등지에서 시민방위대(PDF)와 쿠데타군부가 격렬하게 전투가 매일 벌어지고 있다고 한 그는 "부상자와 사망자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또 그는 "집과 마을 떠나 피난민들이 계속 증가 하고 있고, 모두가 안전을 위해 산에서 생활을 하며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며 "많은 지역에서 시장, 길거리, 집이나 아파트에서 핸드폰이나 모든 소지품을 수색 하여 무고한 시민들이 체포당하고 있다"고 했다.
네옴 회장은 양곤에 사는 친구로부터 직접 들은 소식을 전했다. 그의 친구는 40살로, 하루는 집사람의 임신 소식을 듣고 병원을 가기 위해 급하게 집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길에 군경의 불신검문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 친구는 외출할 때 반드시 휴대전화에서 페이스북이나 여러 소셜미디어, 사진을 정리하고 나갔는데, 그날은 마음이 급해서 그냥 나갔다는 것이다. 그는 군인한테 휴대전화 검사를 받고 고문을 당했으며, 군인경찰로부터 받은 폭행으로 사흘 내내 침대에서 누워 지냈다는 것이다.
네옴 회장은 "군부는 지금 법을 마음대로 제정 공포하며, 국가 운영을 하고 있기에 국민들은 안전을 보장 받지 못하고 있다"며 "체포하고 나서 어디로 데리고 갔는지, 그리고 생사조차 알지 모르는 상황이라 가족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쿠데타 군부는 국민을 보호하고, 안전을 지켜줘야 하는데, 반대로 국민을 체포하고 죽이는 일을 계속 쉽게 하고 있다"며 "미얀마는 쿠데타를 당했고, 모든 국민들은 생존과의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얀마가 언제 정상화되어 국민들의 일상생활을 되찿을 수 있는지 고통 속에 많이 힘들고, 아픈 상황에서 서로 도와주고, 보호해주고, 힘을 합쳐서 민주주의를 위하여 멈추지 않고 저항하고 하루하루 힘겹게 버티고 있다"고 했다.
이인식 우포자연학교 교장은 연대사를 통해 "매일같이 미얀마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참혹하기 그지 없다. 특히 체포된 이들이 겪는 고초는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렵다"고 했다.
그는 "지난 10월, 미얀마의 민주화 시위 때 양곤의 한국대사관 앞에서 확성기를 들고 한국말로 도움을 요청했던 미얀마 학생 중 한 명이 천신만고 끝에 한국에 들어왔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그 때는 참 기뻤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언론을 통해 며칠 전, 고등학교 교사인 뗏 수 흘라잉이 불의와 타협을 거부하고 교육자들을 규합해 군부독재 타도를 외쳤다는 이유로 군부에 의해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너무 가슴 아픈 뉴스였다"고 덧붙였다.
이인식 교장은 "비록 한국에서 미얀마 국민들의 민주화를 위한 지지하는 연대의 말을 전하지만 '결코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대한민국도 국내외의 많은 지지연대로 80년대 군사정권의 폭력을 이겨내고 현재 민주주의 국가로 성장했듯이 미얀마 민주화도 반드시 이루어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