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관련 영상이 조회수 200만을 넘기는 등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에서 MBTI 소재는 어느덧 인기의 보증 수표가 됐다.
이수영
MBTI 콘텐츠가 인기를 얻는 데에는 커뮤니티의 형성도 한몫한다. 현재 유튜브에는 각 성격 유형별로 다수의 채널이 만들어져, 해당 유형 사람들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유튜브 구독자들은 단순히 콘텐츠를 감상하는 것에서 나아가, 댓글 창을 통해 소통하며 공감과 위로를 전하고 있다.
INFP(열정적인 중재자형) 유형의 영상을 본 닉네임 Txxxxxxx xxx은 "INFP 유형은 (상대방과 있을 때 아무) 말 안 하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이 오히려 어색해하는 거 인정이요. 근데 그걸 의식해서 급하게 '뭔가 말을 해야 해'(라고 생각)하면 더 뚝딱거리게 돼요"라고 댓글을 남겼는데, 이에 2만 4000개나 좋아요가 달렸다.
닉네임 Y는 "MBTI 검사할 때만 해도 사람을 16개 유형으로 나누는 게 말이 되나 했는데, ISFJ 유형 설명 보고 여러 영상들 찾아보다 보니, 나 같은 사람이 많다는 것에 위로받아서 점점 더 과몰입하게 된다"고 댓글을 달았다.
"MBTI 통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게 돼"
MBTI 콘텐츠를 통해 나 자신을 새롭게 알게 되고, 스스로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반응도 있다.
본인을 ISFP(호기심 많은 예술가형) 유형이라고 밝힌 닉네임 랑xx는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이해가 안 됐는데 MBTI 설명을 통해 납득이 갔다"며 "나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닉네임 인xx도 "(평소 저는) 타 유형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 영상을 보니 잇프제(ISFJ 유형)가 괜찮은 것 같기도 해요. 이왕 이렇게 태어났으니 제 자신을 사랑할래요"라며 본인 성격에 만족을 드러냈다.
나와 다른 유형의 사람을 이해하고 존중하게 되었다는 반응도 나온다.
ENTP(뜨거운 논쟁을 즐기는 변론가형) 유형을 가진 송민아(20)씨는 평소 인스타그램을 통해 관련 콘텐츠를 접한다. 그는 "상대가 아프다고 말 했을 때 '괜찮냐'며 '많이 아프냐'고 물어보는 F 성향과, '빨리 병원 가보라'는 T 성향 간의 차이를 나타낸 콘텐츠를 재밌게 봤다"며 "둘 다 상대를 걱정하고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인 것은 분명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송씨는 "한 번은 친구가 아프다고 하길래, (그때 본 영상이 생각나) F성향을 가진 친구들에게 물어보면서 친구의 마음에 와닿게끔 걱정해주기도 했다"며 MBTI를 통해 도움을 받았던 경험을 털어놨다.
김도연씨는 "평소 이해가 안 가던 사람도 MBTI를 통해 이해하려고 노력해 볼 수 있다"며 "MBTI 콘텐츠를 통해 사람은 모두 다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고, (전과 달리) 그 사람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게 됐다"며 MBTI 콘텐츠를 접하기 전후 차이를 설명했다.
과팅(학과 미팅)에서도 이름 다음 물어보는 질문이 'MBTI'
MBTI에 대한 MZ세대의 관심은 실제 생활 속으로 이어져, 하나의 문화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처음 만나는 상대에게 으레 건네는 질문이 됐다.
올해 대학교에 입학한 송민아씨는 "처음 과팅에 나갔는데, 대화 초반 서로의 MBTI를 주고받았다"며 색다른 경험을 전했다. 이어 "난 평소 상대에 대한 관심의 정도에 따라 질문이 많은데, 상대는 그런 나와 노는 것이 재밌었다고 했다. (MBTI 유형에 따라) 의사 전달 방법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생생한 후기를 털어놨다.
INFP 유형이라고 밝힌 대학생 이혜지(25)씨는 "처음 만나는 상대에 대해 알아가기 위해 MBTI를 물어보고, 이를 토대로 상대방이 싫어할 만한 행동을 하지 않기 위해 성격 특징을 찾아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자칫 MBTI를 통해서 사람을 섣불리 판단하게 되고, 자기와 맞는 유형만 골라서 사귀려는 모습이 있을까 걱정되기도 한다"면서 MBTI에 대한 과몰입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요즘 미팅에서는 이름 다음 '이것'을 물어봅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