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옥천군 안남면 도농리 농막 이기열씨의 일과
월간 옥이네
옥천군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것은 2007년 12월의 일이다. 당시 인구 5만4608명 중 65세 이상은 1만972명. 고령 인구 비율 30%를 넘어선 현재(9월 기준)는 5만215명 중 1만5529명으로, 총인구는 줄고 노인인구는 증가했다.
14년 전 초고령사회로 진입했음에도 지역 노인들이 건강하게 여가를 보내거나 사회활동을 할만한 기반은 여전히 많지 않다. 옥천읍에 복지관이 있지만 노인 전용 복지관이 아닌 데다 "복지관 이용 노인 70~80%가 읍에 거주한다"는 옥천군노인장애인복지관 사회참여팀 이한경 팀장의 말처럼 읍면 전역을 포괄할 수 있는 형편도 아니다.
그나마 2006년 복지관 분관이 만들어진 청산면을 제외하면 다른 면 지역은 경로당이나 마을회관 정도만이 노인이 여가를 보낼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것. 개인 교통수단이 없고 건강상 이유로 먼 거리를 이동하기도 쉽지 않은 노인들에게 마을 안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경로당 등은 사실상 거의 유일한 여가 시설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코로나19 이후 대부분 폐쇄 조치 되면서 지역 노인, 특히 면 지역은 '여가 사각지대'에 처한 상황이 이어졌다.
보건복지부 2020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읍면 노인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여가문화 시설은 경로당이다. 응답자의 47.8%가 여가를 경로당에서 보낸다고 답했는데, 이는 도시 응답자(21.8%)의 두 배가 넘는다.
반면 노인복지관을 이용한다는 응답은 6.8%로 도시 응답자(10.4%)보다 낮았다. 노인을 위한 기본적인 사회·문화활동 제공 기관이 부족한 만큼 경로당, 마을회관 등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회·문화활동 제공 기관 부족은 자연스레 여가생활에 대한 불만족으로 이어진다. '2020 옥천군사회조사보고서'에서 이를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데, 여가생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서 65세 이상 응답자의 상당수가 '불만족'하고 있다고 답했다. 65세 이상 응답자 503명 가운데 37.2%(187명)가 '(매우·약간)불만족'한다고 답한 반면 '(매우·약간)만족'한다는 응답자는 16.6%(83명)에 불과했다.
여가생활 만족도는 지역 노인의 삶의 행복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건강 또는 고령이라는 이유로 경제 활동이나 특별한 사회 활동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여가 활동이 노인들에게 더없이 중요하다. 건강과 곧바로 이어지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여가생활 받쳐줄 경제활동 지원도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