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교육에 사명감을 느낀다는 구본창 문화예술교육가
구본창
[이전기사] 물고기만 그릴 줄 알았던 아이는 화가가 되었습니다 http://omn.kr/1waaa
다음 인터뷰는 작곡가이자, 문화예술교육가, 그리고 문화예술단체 '요'를 이끌고 있는 구본창씨와 함께 했다. 하고 있는 세 가지의 일 모두가 문화예술이라는 공통점으로 연결돼 있지만, 일마다 요구되는 역할이 전혀 다를진대 어떻게 제각기 다른 정체성의 일을 슬기롭게 해나가고 있는지 듣고 싶었다.
그러나 그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왜 음악을 시작하게 됐는지가 궁금했다. 그게 바로 모든 일의 시초이니까.
"어렸을 때 저희 집이 굉장히 가난했었거든요. 중학교 때 기타를 처음 잡았는데, 저희 학교 밴드부가 이런저런 대회에 나가서 상을 많이 탔어요. 그래서 제가 기타를 잘 치는구나 생각했죠. 밴드부 활동을 하면, 쉽게 먹을 수 없었던 피자도 먹을 수 있어 더 좋았고요.
그때 기타를 더 열심히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강사로 오신 분은 드럼을 치는 분이었어요. 기타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을 알려주시긴 했지만, 그마저도 커서 보니 잘못된 것들이었죠. 그래서 저 같은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수업을 시작하게 된 거예요."
올해도 다섯 개의 학교에서 밴드음악 수업을 진행했다는 그는 사명감으로 하는 일이지만, 외려 학생들을 만나 위로를 받을 때가 많다고 했다. 주로 중학생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하는데, 수업이 끝난 이후에도 연락을 해오는 학생들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낀단다.
"제가 처음으로 가르쳤던 학생들이 올해 고3이 됐거든요. '선생님, 저 수능 얼마 안 남았는데 수능 끝나면 맛있는 거 사주셔야 해요' 하고 연락이 와요. 그럴 때, 공부 열심히 하라고 유산균 같은 거도 보내주고 그러죠. 졸업하고는 학교 담임선생님도 안 찾아뵙는다는데 저한테 연락하는 게 신기하다고들 해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요."
예술가와 학생을 가르치는 예술교육자의 시선은 전혀 다를 터, 그 사이의 간극은 어떻게 메우고 있는지 물었다.
"예술가와 예술교육자로서의 균형을 맞추는 게 어렵다고 느낄 때가 많았어요. 그런데 제가 대단한 예술교육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작정 가르치려 드는 게 아니라, 학생들과 작품을 같이 만들어간다는 마음가짐으로 한다는 거였어요. 그러니까 예술가와 예술교육자로서의 자아가 부딪칠 일이 없었던 거죠. 그렇게 생각을 바꾸니까 마음이 많이 안정되더라고요."
이야기를 나누어볼수록 구본창 작곡가는 칭찬을 들으면 어쩔 줄 몰라 했고, 끊임없이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을 보이는 사람이었다. 대학교에서 실용음악을 전공하면서 만난 교수님의 기타 실력에 압도되어 작곡가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게 충분히 납득이 갔다.
"진수킴 교수님의 수업을 들었는데요. 그분이 기타 치는 걸 보니까 저는 평생 쳐도 저만큼은 못 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뒤로는 작곡과 디제잉을 같이 하게 됐죠. 교수님과 같이 광주에서 공연하기도 했는데, 그때 공연을 본 국악방송국 관계자 분으로부터 제안을 받아 국악 하는 분과 같이 공연도 하게 됐어요. 그게 협업의 첫 시작이었죠. 그 뒤로는 다른 분야와도 자연스럽게 엮어보게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