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중인 노트르담 대성당센 강 넘어 한창 공사중인 노트르담 대성당이 보인다.
박소영
음식은 경험이라 했던가. 솜사탕을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아이에게 오늘은 마음껏 즐거웠으면 하는 마음에 3유로(한화 약 4000원)하는 솜사탕을 경험해보라고 사주었다. 몇 입 먹고 끝난 솜사탕이었지만 연핑크빛 구름에 얼굴을 비벼보기도 하고, 수염을 만들어 산타클로스로 변신해보기도 했다.
비눗방울을 크게 만들어서 하늘로 띄워 올리는 아저씨 덕분에 광장 앞 아이들은 비눗방울을 따라 다니며 터트렸다. 그것을 지켜보는 부모님과 연인들도 미소가 가득했다. 파리 시청 옆에는 BHV 백화점이 있다. 작년에는 이탈리아가 테마였는데 올해는 스위스다. '정상에서 크리스마스를(Noël au Sommet)'이라는 주제로 백화점 쇼윈도에는 알프스 정상에서 흰 곰들이 각종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을 연출해 놓았다.
12월 19일(현지 시각), 프랑스 일일 확진자 수는 48,473명으로 집계됐다. 현실의 숫자와는 상관 없이 파리 시청 앞 광장은 다른 세상이다. 코로나 19를 생각하면 모두 이곳에 나오면 안되는 것이 맞다. 하지만 프랑스인들에게는 2021년이 저무는 12월 중순, 온가족이 함께 하는 유럽 최대 명절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현실보다는 가족과 크리스마스를 만끽하려는 마음이 더 중요하고 소중해보였다.
한국은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들어갔다. 추운 날씨 만큼이나 모두가 꽁꽁 얼어붙은 마음이다. 네덜란드는 12월 20일부터 내년 1월 14일까지 전국 봉쇄령이 시행된다. 프랑스도 언제 곧 봉쇄령이 내려질지 모른다. 어린이 백신 의무화 및 백신 여권 반대 등과 같은 이슈로 프랑스도 연일 어지럽다.
파리 시청 건물 앞에 설치된 올림픽 오륜기 조형물이 크리스마스 트리 사이로 보였다. 2024년 파리에서 올리픽이 개최된다. 얼마전 파리시는 2024 올림픽 개막식을 세느 강 위에서 보트를 타고 전 세계 각국 선수들이 입장하는 다소 파격적인 최초 야외 개막식 안을 발표한 바 있다. 2년 후에도 또 다른 새로운 바이러스가 출몰할 것이라고 미리 예상이라도 한 것일까. 그런 일은 결코 없기를 바랄 뿐이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가 여전히 힘들지만 우리 모두 마음만은 반짝반짝 빛을 잃지 않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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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파리시청 앞 광장은 잠깐 반짝이는 '벨 에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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