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봉산동 부영식당 물메기탕이다. 무와 대파 등을 넣어 끓여낸 맑은 지리탕이다.
조찬현
여행의 즐거움 중에 절반은 음식이 차지한다. 하여 옛 선조들은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최근에는 미식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여수는 여행의 도시다. 바다가 아름다운 여수는 특히 밤바다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여수 밤바다 구경 이전에 여수의 맛을 찾아보자. 여수의 겨울 대표 음식은 물메기탕이다. 물메기탕은 꼼치, 물곰, 물텀벙이라 부르는 바다에 사는 물메기를 넣고 맑은탕으로 끓여낸다.
산해진미도 제철에 먹어야 맛있다. 물메기는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5개월여가 제철이다. 외모가 흉측하고 좀 못났어도 맛 하나만은 죽여준다. 물메기가 그물에 걸려들면 바다에 다시 던져버릴 정도로 한때는 어부들에게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어족자원이 고갈되면서 물메기가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물메기가 미역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민물에 서식하는 메기를 많이 닮아 물메기라는 이름이 붙여졌다.